동아제약 ‘국토대장정’ 왜 재개하나?
작년 사망사고 발생으로 중도 폐지
지난해 7월 7일 오후 3시쯤 뙤약볕 아래 경상북도 산내면을 통과하던 동아제약
‘대학생 국토대장정 참가단’ 150여 명 중 6명이 쓰러지고 이 중 서 모 양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기상청에 따르면 해당 지역에는 폭염주의보가 발령됐으며, 낮 최고기온이
36.2도까지 치솟았다. 당시 스포츠서울닷컴 보도에 따르면 고 서모 양을 진료한 B병원
의사는 “후송돼 왔을 때 이미 심장이 정지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동아제약은 당시 사고 이틀 만에 유가족과 합의를 마쳤으며 참가단을 해체했다.
행사 강행을 주장하는 대원들이 상당수 있었지만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의 지시로
행사는 중단됐다.
속뜻은 ‘박카스 매출 유지’
그런데 올해 동아제약은 이 행사를 다시 준비하고 있다. 이 업체는 3월31일 제12회
대학생 국토대장정 참가단 모집 공고를 냈으며, 홈페이지를 통해 이달 21일까지 신청을
받아 5월1일 참가자 명단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남녀 대학생을 72명씩 선발하며 행사 주제는 ‘가장 큰 실패는 도전하지 않는
것이다!’로 정해졌다. 대장정은 7월1일 전남 해남을 출발해 서울까지 566.3km를
20박 21일 동안 행진한다.
행사조직위원장은 강신호 회장, 자문은 김남조 시인(숙명여대 교수)이 각각 맡았다.
동아제약 측에서 보면 대학생 국토대장정은 1998~2008년 10년 동안 ‘박카스’를
국내 제약업계 단일 품목 매출액 1위 자리에 올려놓은 행사였다.
강 회장은 기회 있을 때마다 ‘박카스’에 대해 “신약 개발비를 마련해 주는
제품”이란 말로 애정을 표시해 왔다.
한 제약회사 대표는 “행사 재개는 강 회장의 고집 때문”이라며 “강 회장 자신이
동아제약의 기업이념인 ‘생명의 기업’을 정했다면서, 박카스 매출 신화를 지키기
위해 사고까지 난 행사를 다시 연다는 것은 기업윤리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