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강한’ 운동, 다이어트 효과 탁월
‘약하게 오래’ 운동은 지방 체질 만들기 쉬워
‘‘바쁘다’는 이유로 운동을 소홀히 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는 핑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최근 연구 결과가 보여 준다. 짧은 시간이라도 강도 높은 운동을
하면 오랜 시간 운동한 것과 효과가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다.
짧고 굵게 하는 운동법을 ‘고강도 간격 운동(high-intensity interval training)’이라고
한다. 몇 십 초 동안 전력을 다하는 운동을 몇 차례 반복하는 이 운동법은 조깅이나
에어로빅처럼 강도를 높이지 않으면서 오래 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과 구별된다.
더 정확히 말하면 유산소 운동의 효과에 대한 회의 때문에 고강도 간격 운동을
생겨났다고 할 수 있다. 비만 전문 리셋클리닉 박용우 원장(전 강북삼성병원 교수)은
“적게 먹고 유산소 운동을 해야 살이 빠지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만 이렇게
하면 요요현상이 생기기 쉽다”고 말했다.
유산소 운동은 처음에는 근육 안에 있는 탄수화물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지만
점차 지방을 더 많이 에너지원으로 이용한다. 이것이 유산소 운동으로 살을 빼는
원리다. 그러나 문제는 유산소 운동을 지속하면 몸은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지방’을
축적하는 체질로 바뀌어 간다는 것이다.
위 그림처럼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중강도 운동을 계속하면 몸은 다음번
운동에 대비해 지방을 비축해 두기 시작한다.
반면 고강도 간격 운동은 운동을 하는 동안에는 칼로리 소모가 적지만, 운동을
하지 않는 나머지 시간에 칼로리 대사가 빨라지고 지방을 비축하지 않는 체질이 된다.
이는 고강도 운동을 할 때는 에너지원으로 지방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고강도 간격 운동의 효과는 △심폐지구력이 빠르게 좋아진다 △평상시 신진대사가
증가하고 지방 연소율이 높아진다 △하루 15분만 운동해도 불필요한 체지방을 줄일
수 있다 △나쁜 콜레스테롤(LDL)을 낮추고 좋은 콜레스테롤(HDL)을 높인다 등이다.
캐나다 맥마스터대 연구팀이 고강도 간격 운동과 유산소 운동의 효과를 실험을
통해 정리한 다음 표를 보면 좀 더 정확히 알 수 있다.
칼로리 소모는 고강도 간격 운동이 유산소 운동보다 훨씬 적지만 6주 뒤에는 두
그룹 모두 심폐지구력과 근육의 연소 능력이 개선됐다. 심장이 밀어내는 혈액량인
심장박출량은 고강도 간격 운동 그룹에서만 좋아졌다. 즉 시간을 훨씬 적게 투자하고도
비슷하거나 더 좋은 결과를 낸 것이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는 “고강도 운동을 하면 심폐지구력이 향상되고
성장 호르몬이 촉진돼 근육은 많아지고 지방은 적어진다”며 “하지만 고강도 운동은
심장, 관절에 무리를 주고 근육통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노인이나 심장-폐 질환이
있는 사람, 심한 비만 환자 등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