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샘암 PSA검사 따른 과잉진료 경계해야
암 진단율 낮고 무리한 수술의 부작용도 보고돼
혈액 검사를 통해 남성 전립샘암을 조기 진단하는 전립샘 특이항원(PSA, prostate-specific
antigen) 검사를 둘러싸고 효용성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연구에선 이 검사가
전립샘암을 일찍 발견하게 만들어 사망률을 줄인다고 결론을 내리는 반면, 일부 연구에서는
‘검사를 하나 안 하나 사망률에는 별 차이가 없더라’며 무용론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은 지난 10일 ‘PSA 검사가 전립샘암을 과잉진단하는
추가 증거’라는 제목으로 이 검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PSA 수치가 높다고 모두
전립샘암은 아니며, 전립샘암은 전이가 느려 굳이 수술할 필요가 없는 경우가 있는데
수술을 함으로써 발기부전이나 요실금 같은 부작용을 일으킨다고 이 기사는 지적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네덜란드 에라스무스대 연구진이 1985~2000년 54~80세 미국
남성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PSA 검사로 발견된 암의 23~42%는 전혀 문제를 야기하지
않았다.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역시 최근
PSA 검사에 대한 상반된 논문 2편을 나란히 실었다. 유럽 연구진의 논문은 이 검사가
전립샘암으로 인한 사망을 줄였다고 보고했다. 반면 미국 연구진의 논문은 검사 뒤
7~10년간 이 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비교했더니 검사를 받은 사람들의 사망률이 검사를
받지 않은 사람보다 더 높았다고 보고했다.
그렇다면 한국 중년 남성은 이 검사를 받아야 할까 받지 말아야 할까. 중앙대병원
비뇨기과 명순철 교수는 “PSA 검사로 전립샘암이 의심돼 조직검사를 했을 때 진짜
암으로 진단될 확률은 20~40%이고 이 정도면 의미 있는 수치”라며 “현재 나와 있는
전립샘암 검사 중 가장 정확도가 높고 간편하면서 비용은 저렴한 검사이므로 50대
이상이라면 1년에 한 번씩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남대병원 비뇨기과 박광성 교수는 “PSA 수치가 어중간할 때는 암일 수도 있지만
전립샘염일 수도 있다”며 “PSA 검사에서 일단 전립샘암이 의심되면 조직검사로
암 여부를 최종 판단하기 때문에 과잉진단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전립샘암으로 진단되더라도 전립샘 암은 다른 암에 비해 전이가 느리고
인체에 별 영향을 주지 않은 경우도 있는데 반드시 수술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박광성 교수는 “진행이 느리더라도 암은 암이므로 75세 이상의 아주 고령이 아니라면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명순철 교수는 “전림샘암 수술로 인한 발기부전은 주사로 치료가 가능하고 요실금도
수술 후 6개월이 지나면 80~90%는 일상에 불편을 주지 않을 정도로 회복된다”며
“PSA 검사에 대해 상반되는 연구 결과가 나오는 것은 PSA 검사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아니라 전립샘암 중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것과 일으키지 않는 것을 구분하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 줄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