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속 세균, 치태 1mg에 1억마리

24일 잇몸의 날…잇몸 건강해야 온몸 건강하다

입 속 세균, 치태 1mg에 1억마리 

아무리 외모가 마음에 드는 이성이라도 냄새가 별로면 가까워하기 힘들다고 한다.

인간의 오감 중 가장 원초적인 게 후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후각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게 입 냄새다.

입 냄새를 일으키는 원인은 여럿 있지만 그 중에서도 잇몸질환을 빼놓을 수 없다.

잇몸병(치주병)은 40대 이상 중년에게 많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요즘은 젊은이에게도

자주 나타난다.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패스트푸드처럼 연한 음식을 많이 먹게 되고

이빨과 점막에 음식 찌꺼기가 잘 붙기 때문이다.

치아 사이에는 음식물 찌꺼기와 침, 세균이 뭉쳐진 치태가 생기기 쉽다. 치태에는

1mg 당 세균 약 1억 마리가 살고 있다. 치태가 굳어지면 치석이 된다. 치태와 치석을

방치하면 세균이 뿜어내는 독소로 잇몸에 염증이 생기고 치조골이 파괴된다. 방치하면

잇몸 조직이 없어져 치아를 빼야 하는 상황에 이른다.

치아 사이는 생각보다 넓다. 앞니는 납작하게 생겨 음식물 찌꺼기가 끼기 힘들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옆에서 보면 뿌리 쪽으로 내려갈수록 넓어지는 사다리꼴이라

참깨 한 톨 정도는 충분히 끼일 수 있다.

잇몸의 약한 부분에 염증이 생기는 치은염을 초기에 제대로 잡지 못하면 조직

파괴가 일어나 치아와 잇몸 사이가 벌어져 잇몸병으로 발전한다. 그렇게 되면 음식물

찌꺼기가 더 잘 끼게 되고, 세균이 더 잘 번식하는 악순환에 빠진다. 나중에는 잇몸

조직이 없어져 치아가 흔들리고 빠지게 된다.

담배, 스트레스, 그리고 술을 마신 뒤 양치질을 않고 자는 것 등은 면역 기능을

떨어뜨려 잇몸 염증을 키운다.

잇몸병 방치하면 심장-폐-뇌에 악영향

잇몸질환은 전신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데 더 큰 문제가 있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치과병원장인 박준봉 교수는 “잇몸 건강 유지가 전신 건강 유지의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잇몸에 있는 세균은 식도와 기도를 따라 몸 속으로 들어가 전신을 돌아다닌다.

문제가 생긴 폐에서 잇몸 세균이 발견된 적이 있다. 또한 잇몸 질환이 있으면 심장에

생기는 염증인 심내막염 위험이 높아지며, 당뇨병에다 잇몸질환까지 있으면 당 조절이

어려워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잇몸이 나쁜 임산부는 조산아, 저체중아를 낳을 위험이 잇몸이 건강한 임산부보다

7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 잇몸 질환은 심장, 폐, 뇌 같은 장기에도 악영향을

준다. 잇몸 건강 유지가 온몸 건강 유지의 첫 걸음이 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3~6개월에 한 번 정도씩 치과 검진을 받도록 권한다. 세균이 염증을

일으킬 정도로 자라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3개월 정도이기 때문이다. 침이 끈적거릴

정도로 점성이 높은 사람이나 당뇨병 환자, 임산부는 두 달에 한 번 정도로 좀더

자주 관리를 받는 것이 좋다.

임플란트 비용, 20년치 스케일링 비용과 맞먹어

정기적으로 스케일링만 받아도 잇몸 질환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잇몸병을 방치하다가

이가 빠져 임플란트를 하게 되면 치아 하나당 200만원 정도가 든다. 한 번 스케일링

받는 비용을 5만원 정도로 잡으면 20년 동안 스케일링 할 수 있는 금액이다. 20년

동안 스케일링을 받아 깨끗한 잇몸을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방치했다가 임플란트를

할 것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평소에 칫솔질을 잘 해도 치아 사이 깊숙이 박힌 음식물 찌꺼기는 제거하기 힘들다.

이런 음식 찌꺼기를 제거하려면 치실과 치간치솔이 필요하다. 치실 대신 이쑤시개를

쓰면 잇몸에 상처를 내기 쉽고 치아 사이 공간을 더 크게 벌릴 뿐이다.

치실을 쓸 때 실을 길게 잡으면 누르는 압력을 제대로 느끼지 못해 잇몸에 상처를

낼 수 있다. 치실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치아 사이가 넓다면 치간 칫솔을 쓴다. 치간

칫솔도 한 종류보다는 잇몸 간격에 맞는 것 여러 개를 사용하면 더 좋다. 좁은 틈에

큰 치간칫솔을 쓰면 치아와 잇몸에 상처를 만들 수 있고, 틈에 비해 작은 치간칫솔을

쓰면 음식물 찌꺼기를 제대로 없앨 수 없다.

대한치주과학회는 잇몸 관리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올해부터 3월 24일을 잇몸의

날로 정해 무료 치과 검진 및 홍보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박준봉 교수는 “잇몸이

건강해야 치아를 오래 쓸 수 있고 충치 발생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땅이

튼튼해야 건물이 튼튼하다는 것이다.

    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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