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줌발 시원찮으면 남성건강도 시들?
직접적 관련보다 전체 노화 틀로 봐야
흔히 오줌발이 약해지면 정력도 약해진다고 하지만 과연 그럴까? 비뇨기과 전문의들은
“큰 게 좋은 것”이란 속설과 함께, 오줌발을 남성 건강과 연결시키는 것도 잘못된
믿음 중 하나라고 말한다.
소변 줄기는 방광의 압력과 요도의 괄약근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정력과는
직접적 관계가 없다. 공중 화장실에서 옆 사람이 “쏴” 하고 시원하게 내뿜는다고
기죽을 필요는 없다는 소리다. 괜한 경쟁심으로 소변을 볼 때마다 배에 힘을 주면
탈장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비뇨기과 이형래 교수는 “소변줄기가 가늘어진 것을 정력이
떨어졌다고 여겨 정력제나 남성호르몬제, 발기부전 치료제 따위를 함부로 복용하다가는
정말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물론 개인차는 있지만 대개 오줌발은 나이가 들면서 약해지기 마련이다. 신체적
구조의 변화 때문이다. 그러나 ‘오줌 줄기 = 정력의 증거’라는 공식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나이 들면 전립샘 커지면서 요도 압박
서울대병원 비뇨기과 김수웅 교수는 “40대 이후에는 전립샘이 조금씩 커지기
시작한다”며 “소변을 보는 과정은 요도의 근육이 이완되면서 방광에 모인 소변이
방출되는 것인데, 요도를 둘러싼 전립샘이 커지면서 요도를 눌러 오줌발이 약해지게
된다”고 말했다.
물론 노화와 함께 이 모든 일이 일어나므로 대개 오줌발이 약해지는 시기에 대개
정력도 약해질 수 있다. 이처럼 오줌발과 성적능력의 감퇴를 ‘노화’라는 큰 틀에서
봐야지, 성적능력의 감퇴가 원인이고, 오줌발이 시들해지는 것은 그 직접적 결과라고
보는 태도는 오해를 낳을 수 있다.
소변의 세기가 약해지면서 볼일이 끝나도 한두 방울이 남아 속옷을 적시는 이른바
‘점적뇨’도 중년 남성이라면 경험하기 쉽다. 이는 전립샘이 커지면서 요도를 압박하기
때문이다.
소변을 통해 전립선의 건강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우선 소변 보기가
힘들다면 전립샘 비대증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전립샘 비대증 환자는 특히 소변 보기를
시작하는 과정이 힘들어진다.
나이가 들면서 화장실에 자주 가는 것도 소변줄기가 가늘어지는 이유 중 하나다.
중년을 지나 화장실에 자주 가는 원인은 민감도가 변해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일을
봐도 시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면 소변 양이 줄어들고, 시원하지도
않다. 시원하지 않으니 자주 화장실에 가는 악순환에 빠질 수도 있다.
1시간 마다 화장실을 가는 사람은 보통 70~80cc 정도 소변을 본다. 보통 사람이
한 번에 보는 소변량이 300cc 정도이니, 이렇게 적은 양으로는 줄기가 가늘어지는
게 당연하다. 성인의 하루 전체 소변량은 1~2리터 정도다.
소변 줄기가 약해지거나 소변을 봐도 시원치 않다고 해서 질병 또는 정력감퇴를
예단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전체 소변량이나 소변을 보는 횟수 등을 체크해 보면
몸에 문제가 생겼는지, 아니면 자연스런 노화 현상인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