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은 땀’ 냄새는 공포를 전파한다
냄새로 공포 전달하는 기능, 사람에도 있다
동물은 위협을 느끼면 냄새로 다른 동물에게 위험 신호를 알린다. 냄새가 정보전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사람도 동물과 마찬가지로 위협을 느낄 때 흘리는 땀에 보통
땀과는 다른 화학 성분이 섞여 있고, 다른 사람이 그 냄새를 맡으면 역시 공포를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라이스대 심리학과 데니스 첸 교수는 실험에 참가한 남성들이 공포, 위협
상황에서 흘리는 땀을 모았다. 남자들은 겨드랑이에 패드를 낀 채 무서운 영화를
봤다.
여성 참가자들은 이 패드를 코에 댄 뒤 컴퓨터 모니터에 나타나는 사람 얼굴을
봤다. 모니터에는 행복한 표정, 의미를 알 수 없는 표정, 공포스런 표정의 사람 얼굴이
나타났고, 여성들은 이 표정이 행복한 표정인지 두려움에 질린 표정인지를 버튼을
눌러 선택했다.
공포의 땀 냄새가 밴 패드를 코에 대고 평가할 때 여성들은 화면에 나타난 얼굴을
더 공포스럽게 받아들였다. 불분명한 얼굴 표정을 ‘공포에 질린 표정’ 등으로 받아들인
결과다. 의미를 뚜렷하게 알 수 있는 표정에서는 이런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첸 교수는 “땀 냄새가 감정과 관련된 정보를 담고 있으며, 후각 정보가 시각
정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후각에 크게 의존하는 동물과 달리 인간은 시각, 청각이 발달해 있다. 그렇지만
냄새로도 사회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연구는 보여 줬다. 첸 교수는
“다른 감각 정보가 약해졌을 때 후각이 사회적 정보를 얻는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 2월호에 발표됐고, 과학웹진
사이언스데일리, 온라인 과학연구 소개 사이트 유레칼러트 등이 6일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