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눈’ 한국도 시술 가능?
이론상 가능…외국 성과 지켜보며 시술 시도
시력을 완전히 잃은 지 30년이 지난 70대 영국 노인이 ‘전자 눈’ 수술을 받음으로써
시력을 일부 회복했다는 뉴스가 4일 보도됐다.
이 시술에 대해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안과 김만수 교수는 “보도 내용을 보면
시신경이 어느 정도 살아 있고 시력을 잃은 지 얼마 되지 않았거나 망막이 어느 정도
기능을 하고 있는 환자에게 시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에서는 이런
시도가 없었지만 이론 상 불가능한 일은 아니며, 앞으로 외국의 시술 결과를 보면서
시술이 시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시도가 이뤄진다면 환자에 큰 경제적 부담이 주어질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영국 환자에게서 부작용은 없는지, 시력이 회복되기까지 걸린 기간은 얼마나 되는지
등 발표된 자료가 없어 시술의 성공 여부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안과 신재호 교수 역시 “시각장애자의 망막에 특수한
장치를 넣어 시각중추를 따라 뇌에 이미지를 전달하려는 노력은 다양하게 진행돼
왔다”며 “앞으로 연구 결과에 따라 국내 시술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신경 살아 있어야 시술 가능”
영국 런던 무어필드 안과병원에서 수술을 마친 73세 론 할아버지는 앞을 전혀
보지 못하는 상태였지만, 미국 업체 세컨드 사이트가 개발한 전자 눈 시스템을 삽입한
뒤 ‘양말의 색을 구분할 정도’로 시력이 회복된 것으로 보도됐다.
이 생체공학 기술의 원리는 눈의 기능을 기계가 대신한다는 차이가 있을 뿐, 뇌가
사물을 인식하는 과정은 똑 같다.
환자의 안경에 달린 비디오카메라가 이미지를 포착해 연결된 비디오 장치로 전송하면
영상은 전자신호로 바뀌어 망막 위에 설치된 장치로 보낸다. 이 장치는 전기적 진동을
일으켜 시신경을 자극하고 시신경을 통해 뇌가 사물을 보게 되는 원리다. 망막에
연결된 시신경이 살아 있어야 시술할 수 있는 이유다.
수술을 담당했던 연구진은 앞으로 2년 이상 지속적으로 장치가 작동하는지 부작용은
없는지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수술은 지금까지 영국인 3명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환자 18명에게 시술됐으며,
시술을 받은 지 가장 오래된 사람은 이미 6개월이 지났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