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경칩…심한 일교차에 감기 조심
손 잘 씻고, 겉옷 갖고 다녀야 감기 예방
오늘(3월
5일)은 개구리가 겨울잠을 깬다는 경칩이다. 그러나 개구리도 오후 따뜻한 시간대에
눈을 떠야지, 새벽에 깨어나면 감기에 걸리기 십상일만한 것이 요즘 날씨다.
아침은 춥고, 낮엔 봄기운이 완연한 요즘, 환절기 감기로 콜록 또는 훌쩍이는
사람이 적지 않다. 큰 일교차가 면역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 전염병감시팀 박혜경 보건연구관은 “독감이 크게 맹위를 떨치는
것은 일 년에 두 번, 즉 12월 말부터 1월 초까지의 한겨울, 그리고 학교가 개학하는
3월 말~4월 초”라며 “새 학기가 시작됐고 날씨는 변덕이 심하므로 단단히 감기,
독감 조심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감기는 코나 목 등 호흡기가 리노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등에
감염돼 일어난다. 감기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독감과는 차이가 있다. 독감은
갑작스런 고열, 두통, 근육통을 동반한다.
몸의 면역력이 좋으면 바이러스가 침투해도 이겨내지만 환절기가 되면 기온과
습도가 뚜렷하게 변하고 일교차가 커지면서 인체는 적응 스트레스를 받는다. 호흡기는
외부와 직접적으로 닿기 때문에 더욱 큰 영향을 받는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철 교수는 “일교차가 10도 이상 나는 환절기에는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져 호흡기에 균이 침투하면 이겨내지 못하고 감기에
걸리기 쉽다”며 “추운 겨울에 많이 발생하는 독감보다 요즘은 가벼운 증세의 감기
환자가 많다”고 말했다.
감기 예방 2대 수칙만 지키면 거뜬
황사, 꽃가루, 대기오염도 감기에 영향을 미친다. 호흡기 점막은 항상 촉촉하게
수분을 유지해야 감기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는데, 미세먼지들로 호흡기 점막이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건조해지면 감기에 취약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환절기라고 모두 감기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간단한 예방 수칙만 지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손만 잘 씻어도 감기, 유행성 눈병, 사스(SARS) 같은 감염성
질환을 70%까지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혜경 연구관은 “내가 감기에 걸리지 않으려면 손을 잘 씻으면 되고, 내 감기를
다른 사람에게 옮기지 않으려면 마스크를 쓰거나 기침할 때 손으로 입을 가리면 된다”며
“이 두 가지 수칙만 잘 지키면 환절기 감기를 피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아침, 저녁으로 기온이 뚝 떨어지므로 겉옷을 갖고 다니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더울 땐 벗고 추울 땐 입는다. 스트레스를 덜 받도록 노력하고,
하루 7∼8시간 정도 충분히 잔다. 음주와 흡연을 삼가고 규칙적으로 창문을 열어
실내 공기를 정화시킨다.
비타민C, 감기 치료에 별 효과 없어
이미 감기에 걸렸다면 어떻게 할까. 우선 알레르기성 비염인지 감기인지를 구별한다.
알레르기성 비염을 감기로 착각하고 감기약을 장기간 복용하면 오히려 다른 병을
키울 수 있다. 감기로 인한 콧물이나 코막힘, 재채기는 길어야 일주일이지만, 알레르기성
비염 증세는 오래 가고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에 노출되는 순간 나타나는 점이
다르다.
감기에 걸렸다고 하면 “비타민C가 좋다” “아침밥을 잘 먹어야 한다”고들 하지만,
음식은 감기 퇴치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강희철 교수는 “비타민C가 풍부한 과일 같은 특정 음식이 감기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며 “감기에 가장 좋은 약은 ‘충분한
휴식’이고 물을 하루 1500cc 정도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가벼운 감기는 약을 먹거나 병원 치료를 받으면 2주 안에 호전되지만 기침이 3주를
넘어가면 감기로 인한 합병증이나 다른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중앙대병원 호흡기내과 신종욱 교수는 “환절기 감기는 가벼운 증세부터 부비동염이나
폐렴 같은 심한 증세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며 “감기 때문에 기침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기침이 3주 이상 계속되면 감기로 인한 합병증이 생겼거나 천식, 기관지염, 폐렴,
결핵일 수 있으므로 진찰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