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조울병, 자녀에게 옮겨진다
부모 조울병 자녀, 12세 이전에 조울병 경험
부모가
조울병이 있으면, 자녀도 조울병을 비롯해, 기분장애, 불안장애 등이 일찍 나타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피츠버그대학병원 정신치료 협회 및 클리닉 보리스 버메이허 박사 팀은 조울병
있는 부모 233명의 6~18세 자녀 388명과, 조울병 없는 부모 143명의 자녀 251명을
비교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부모에게 정신장애가 있는지, 정신장애 가족력이 있는지, 가족 환경이나
다른 변수가 있는지 등을 측정하고, 자녀들을 인터뷰했다. 또한 부모의 정신장애
진단 사실을 알지 못하는 자녀들에게 조울병이나 다른 정신장애가 있는지를 측정했다.
그 결과, 조울병 부모의 자녀는 양극성 스펙트럼 장애, 기분장애, 불안장애를
지닌 경우가 41명, 조울병 없는 부모의 자녀 2명이 이런 장애를 앓고 있는 데 비해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엄마, 아빠 모두가 조울병을 가지고 있는 경우 자녀가 조울병인 비율은 28.6%로,
부모 중 한 명이 조울병이 있는 경우의 9.9%보다 세 배나 높았다. 그러나 다른 정신장애
위험은 부모가 둘 다 조울병이거나 둘 중 하나가 조울병이 있는 것과는 상관없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부모가 조울병을 언제부터 겪기 시작했는지 물은 결과 대부분 20세 이전에 경험했다고
밝혔다. 그 중 20%는 13세 이전에 조울병을 겪었다고 대답했다. 반면, 대부분 자녀들은
12세 이전에 조울병 같은 정신장애를 처음 경험한 것으로 나타나, 부모의 조울병에
자녀들이 일찍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가족 중에 조울병 환자가 있으면 다른 가족 구성원도 조울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알려준다”고 말했다.
버메이허 박사는 “성인 조울병을 치료하는 의사는 환자의 자녀가 정신병리학적인
행동을 하는지 물어볼 필요가 있다”며 “이런 사실을 환자에게 알려줘 정신적 문제가
자녀의 성장발달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의학협회(JAMA)가 발간하는 학술지 중 하나인 ‘일반정신의학
기록(Archives of General Psychiatry)’ 3월호에 발표됐으며, 미국 과학 논문 소개
사이트 유레칼러트 등이 2일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