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믿냐고요? 믿고 싶은 것만 믿지요
“꿈 의미있다” 믿지만 해몽은 제멋대로
꿈은 사람들의 행동을 바꿀 정도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카네기멜론대학 캐리 모어웨지 교수 팀은 미국 보스턴 지역의 전철 통근자 182명을
대상으로 꿈의 영향에 관한 설문조사를 했다.
연구진은 “비행기 여행 전날 밤, 다음 네 가지 상황이 일어났다면 당신은 여행
계획을 바꿀 것인가”를 물었다. 네 가지 상황은 1. 정부가 테러리스트 공격에 대한
경보를 내렸다 2. 내가 탄 비행기가 충돌하는 꿈을 꿨다 3. 비행기가 충돌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자꾸 떠올랐다 4. 같은 항로에서 실제로 비행기 충돌 사고가 여행 하루 전
일어났다 등이었다.
답변 내용을 집계한 결과, 비행기 충돌 꿈을 꿀 경우 여행 계획을 변경하겠다고
대답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테러리스트의 공격 경보나, 하루 전 발생한 실제 여객기
충돌 사고보다도 흉측한 꿈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였다.
모어웨지 교수는 이 밖에도 꿈의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모두 1100명을 대상으로
6가지 다양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학술지 ‘인성과 사회 심리학 저널(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2월호에 발표했다.
한 연구에서 그녀는 남녀 270명을 대상으로 좋아하는 사람 또는 싫어하는 사람이
꿈 속에 나올 때 어떻게 해몽하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응답자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 좋은 내용으로 꿈 속에 나올 때, 그리고 싫어하는 사람이 불길한 내용으로
나올 때 더욱 큰 의미를 부여했다.
즉, 좋아하는 사람이 악역으로 나오거나, 또는 싫어하는 사람이 선한 역으로 꿈
속에 등장할 때는 ‘개꿈’으로 생각해서 거의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종교적 신념에 따라서도 해몽은 달라졌다. 신을 믿는 사람들은 꿈 속에 신이 나타나
“의미 있는 삶을 살아라”고 명령할 때 그 꿈을 철석같이 믿었다. 반면 신의 존재를
의심하는 불가지론자들은 꿈 속에 신이 나타나 “너 자신을 희생하라”고 요구할
때는 별 신경을 안 썼지만 “즐거운 여행을 떠나라”라고 명령하면 그 명령에 적극
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조사 결과에 대해 모어웨지 교수는 “사람들은 꿈에서 자신이 믿고자 하는
바를 믿는 경향이 있다”며 “평소의 신념과 욕망이 해몽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 조사 결과는 미국 과학전문 매체 라이브 사이언스 닷컴이 20일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