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통증’ 치료 방법은?
30분~1시간마다 기지개 켜주면 OK
제닥에서 노트북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다른 카페와의 차이가 있다면, 여기 저기서 흔하게 사과 마크를 볼 수 있다는
게 제닥만의 특징 이기도 하다. (왠지 뿌듯해… 응?)
여하튼…. 어떤 사람들은 아침 문 열 때 들어와서 노트북을 펼쳐 놓고는 거의
문닫을 때까지, 밥 먹는 시간을 빼고는 자기 할 일을 하고 가기도 한다.
그런 사람들을 (일부러 그런 건 아니지만) 가만히 지켜보면, 신기하게도 한 3-4시간
동안은 앉은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바둑이와 나비의 방해에도 아랑곳 하지 않으며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서 일을 해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들은 화장실을 가거나 커피를 주문할 때 외에는 거의 고정된 자세로 일에 몰두한다.
처음엔 신기하기도 했는데, 요즘엔 나도 노트북으로 하는 작업이 늘면서 가끔은
2-3시간씩 허리와 목을 구부정하게 굽히고 고정 자세로 일할 때가 있다.
그러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면 어깨와 목이 뻐근해서 계속 기지개를 피면서 엄살을
부리곤 한다.
노트북이라는 도구, 특히 맥북은 여러모로 정말 사랑스러운 아이템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노트북을 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어깨와 뒷목의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늘었다.
물론 컴퓨터 작업을 비롯하여 장시간 고정 자세를 하게 되는 작업들은 모두 우리
몸의 근육에 무리를 준다.
컴퓨터 작업은 특히나 장시간 가만히 앉아 있는 자세를 요구하는 데다, 대부분
구부정한 자세를 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깨와 허리, 뒷목에 뻐근한 느낌과
통증을 가져오게 된다.
게다가, 노트북은 데스크탑에 비해 모니터가 낮고, 마우스 대신 트랙 패드를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욱 근육에 부담을 주게 된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환자들 중 어깨, 뒷목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에게, 마치 점쟁이라도
되는 양 “노트북 쓰시죠?”라고 물으면 “네에~~!”라고 대답하며 신기해 한다.
(물론 어깨, 뒷목 아픈 모든 환자에게 다 그렇게 물어보는 것은 아니다 -_-;;)
노트북을 쓰는 사람들은 업무를 집에 가져 가기도 하고, 집에서는 더욱 불량한(?)
자세로 노트북을 사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근육통은 집에 가도 호전되지 않고
다음날까지 계속된다.
하지만, 하루 종일 사용하는 컴퓨터가 고질적인 어깨나 뒷목 통증의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적었다. 그런 사람들에게 종종 이런 이야기를 해주곤 한다.
“어릴 때 벌 서보셨죠? 손들기도 하고, 앞으로 나란히 하기도 하고… 힘든 자세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벌 서는 것의 핵심이죠. 어쩌면 우리는 하루 종일 벌을 서고
있는 것일지도….”
좀 과장된 이야기이지만, 이렇게 얘기해주고 나면 쉽게 이해를 한다. 거기다 덧붙여서
“벌 서다가 힘들면 몰래 팔 내려서 주무르기도 하고 쉬기도 하고 그러잖아요,
그러면 좀 편해지죠. 그런 것처럼 일할 때는 꼭 중간중간에 기지개를 펴 줘야 해요!”까지
얘기하면, 대부분 “아하~!” 라는 반응을 보인다.
‘작업성 근골격계 질환’이라고 거창하게 말하기보다는 “벌 서는 것과 다를
바 없어요”라고 쉽게 말해 주는 것이 나의 표현 방식이다.
뭔가 그럴듯한 질병 이름이나 증후군을 들어가며 설명하는 것보다는 현재의 통증이
자신의 생활 습관에 의해 생긴 당연한 결과라고 받아들이도록 설득시키는 것이 생활
습관을 바꿔야 한다는 동기를 부여해 주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진료 후에 자세 교정과 스트레칭 등을 통해 통증으로부터 벗어난 사람도 있지만,
갑자기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아서 괴로워하는 사람도 많다.
그래도 통증의 원인이 특정 질병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고 나니, 예전보다
마음도 편해지고 통증도 덜 느껴진다고 한다.
지금도 노트북을 이용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허리를 쭉 펴고 기지개를 한번
길게 펴 주자! 30분 뒤에도 잊지 말고 허리를 쭉 펴고 기지개를 길게 펴 주는 것을
잊지 않는다면, 왠지 이 글을 쓴 보람이 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