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못 맞추면 키스 하나마나
남, 키스만 하면 OK…여, 분위기 없으면 왠지
남자는 키스만 해도 ‘사랑 호르몬’이 쏟아져 나오지만, 여성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라파옛대학교 웬디 힐 교수 팀은 남녀 15쌍이 손을 맞잡고
키스를 하기 전과 후 코르티솔과 옥시토신 호르몬의 수치를 측정했다. 그 결과 키스는
남녀 모두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수치를 감소시켰지만 사랑의 호르몬이라
불리는 옥시토신 수치는 남자에게서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을 여자들은 단순히 키스 그 자체보다는 키스가 이뤄지는
분위기, 즉 낮은 불빛의 조명과 감미로운 음악 등의 조건이 갖춰져야 사랑의 감정을
크게 느낄 수 있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연구진은 특히 실험이 진행된 대학 건강센터의 무미건조한 분위기가 여성들에게
로맨틱한 감정을 주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분위기를 바꿔 실험한 내용을 이번 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릴 ‘미국 과학 진흥회(American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Science)’ 연차 회의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힐 박사는 “키스는 입술을 마주치는 간단한 동작이지만, 우리의 뇌와 신체에서는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여러 일들이 발생한다”며 “키스가 복잡한 호르몬 변화를
일으키는 이유는 이성을 성적으로 유혹할 때 나오는 체내 화학물질인 페로몬이 교차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뉴저지 럿거스대학교 헬렌 피셔 박사는 “키스는 건강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키스를 해서 누군가와 당신의 병원균을 나누면 내부 방어 시스템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가 키스가 신체 반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첫 번째 연구는 아니다.
2007년 영국 연구진은 열정적인 키스를 할 때 뇌와 심장 활동을 측정했다. 하지만
결과는 초콜릿을 먹을 때의 자극보다 오히려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맨틱한 사랑은 신경과적 활동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사랑을 나누는 사람의
뇌를 촬영해 보면 코카인을 섭취했을 때와 비슷한 현상이 일어난다.
이 연구 결과는 이번 주 시카고에서 개최되는 ‘미국 과학 진흥회’ 연차 회의에서 발표될 예정이며,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등이 8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