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 이야기 3 - 과민성대장 고치려면? 일단 한번 믿어봐~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전체 인구의 약 15% 정도가 겪고 있는 꽤나 흔한 증후군이다.

 

어떤 날은 진료실에서 하루 동안 본 환자의 절반 이상이 과민성 대장 증후군인

경우도 종종 있을 정도다. (제닥 특성상 더욱 그런 걸지도 모르지만…)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라고 스스로 밝히는 사람들이 표현하는 증상도 매우 다양한데,

대표적인 증상들은 잦은 배변, 복통, 더부룩함이다.

그 외에도 부글거림, 배에서 소리남, 잦은 가스 분출, 배가 붓는 느낌, 간헐적인

변비 등등 다양한 증상이 있다.

이런 다양한 증상에도 불구하고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똥 이야기 3 - 과민성대장 고치려면? 일단 한번 믿어봐~

 

라는 이야기와

하는 이야기다.

사실 이 두 가지가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내용이다 보니, 어찌 보면 대수롭지

않게 들리기도 할 법 하다. 그러나 좀 더 자세히 얘기를 나누다 보면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오히려 이 두 가지 내용에 굉장히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매번 뭔가를 먹을 때마다 혹시나 탈이 나지는 않을까, 배가 아프지는 않을까 하고

신경 쓰면서 먹게 되고, 게다가, 규칙적인 식생활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다 보니, 밥

먹을 때를 놓쳐 버리면 그 때문에 또 속이 불편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하곤 한다.

“나는 장이 약한 사람”이란 정의는 위험한 생각이다.

이런 식의 정의 때문에, 식사나 음식의 종류에 대한 주의를 하게 되는 것까진

좋지만, 너무 경각심을 가지고 날을 세우다 보면, 매번 식사를 할 때마다 ‘신경성’

소화장애를 겪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긴장을 하는 것은 위장 평활근의 운동을 방해하고, 이런 상태는 더부룩, 가스

참 등의 여러 가지 증상으로 표현된다.)

사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잘못된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을 교정하면서 증상이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식습관이 매우 불규칙하고, 자극적인 음식을 많이 먹는 환자들일수록

상담을 통해 식습관 교정이 이뤄져 증상이 현저하게 개선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오히려 자기 관리를 제법 한다고 생각하는 환자들일수록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파악하기 어렵고, 일부는 자신의 잘못된 부분을 숨기려고 하는 경향도 있다.

 

이런 경우엔 환자들과의 거리를 좁혀가며 솔직한 ‘식사 일기’ 적어 오기를 장려하곤

하는데, 적어온 것을 보면 조심해서 먹는다고 하는 식단에서도 문제가 종종 발견된다.

아침엔 뭐라도 먹어야 할 것 같아서 빈속에 우유를 마시기도 하고, 하루 커피

한잔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꽤 많다.

회식 자리에서도 최대한 피한다고 해서 소주 1잔 정도 먹었지만, 다음 날엔 여지없이

속이 불편한 이유가 소주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어쩌면 소주와 함께 먹은

삼겹살도 꽤 문제일 수 있지 않을까?라고 또 생각하게 된다.

회사 식당 밥도 의외로 자극적인 경우가 많은데,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자신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루 2-3끼 먹을 때마다 매번 신경 쓰고 먹는다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들은 어쩔 수 없이 먹어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 음식을

먹고 나서 후회하기도 하고, 그렇게 되는 상황을 탓하기도 하고, 장이 약한(?) 스스로를

비난하기도 한다.

교과서적으로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치료 첫 순서는 REASSURANCE이다. 다시 말해

“당신의 장은 정상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장의 소화능력을 믿어보세요!”라고

환자들에게 이야기하고 믿게 하는 것이 가장 우선적인 치료라는 것이다.

(제닥에선 이런 과정을 충실히 하기 위해 정제닥과 김제닥이 환자들과 오랜 수다(?)를

떨거나 잔소리를 하거나 설득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오랫동안 계속된 증상이 개선되기를 원한다면,

1. 식사 일기를 적어보자. 며칠 동안 적다 보면 자신의 식사 습관의 패턴과 증상과의

연관성, 문제점들이 조금씩 눈에 보이게 된다.

2. 장의 능력을 믿고 편안히 소화시킬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갖고 믿고 맡기자.

이 두 가지를 명심한다면 당신은 과민성 대장 증후군으로부터 한 발짝 벗어날

준비를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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