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박 빠른 중년 여, 심장마비 위험 높아
분당 76회 이상 주의해야
편안한 상태에서 맥박을 재는 것만으로도 50대 이상 중년 여성의 향후 심장마비
위험성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의대 내과 주디스 시아 교수는 폐경기가 지난 여성으로서
심장병을 앓은 적이 없는 12만 9135명의 맥박을 측정한 뒤 8년간 추적 관찰했다.
맥박은 5분간 휴식을 취한 뒤 측정됐다. 8년이 지나는 동안 이 가운데 2281명에게서
심혈관 질환이, 1877명에게는 뇌중풍이 발생했다.
8년 전 맥박수 측정치와 비교한 결과, 분당 맥박수가 76회 이상인 여성의 심장마비
발생률은 맥박수 62회 이하 여성보다 1.6배나 높았다. 맥박수와 심장마비 발생의
연관성은 65세 이하일 때 더욱 두드러졌다.
맥박수가 빠른 사람은 전반적으로 몸무게가 더 나갔고,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았으며, 포화지방 섭취량도 높았다. 이들은 또한 당뇨병이나 우울증을 더 많이
갖고 있었고, 흡연 비율도 더 높았다.
맥박수가 낮은 여성들은 더 활동적이었으며 술도 더 많이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아 교수는 “심장마비의 위험을 측정하는 데는 돈도 많이 들고 정교한 장비들이
사용되지만, 편안한 상태에서 맥박수를 재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장래 위험도를
알 수 있다는 데 이번 연구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영국심장재단 피터 와이스버그 교수는 “맥박은 움직임이나 기분 등에
따라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한 번 측정해본 맥박수가 높다고 심장마비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과거 연구에서 남자의 경우 빠른 맥박이 심장 관상동맥 질환 발생률을 높인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 의학 저널(British Medical Journal)’ 2월호에 실렸고,
영국 방송 BBC, 미국 시사주간지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리포트 온라인 판이 4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