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 하지불안증후군은 호르몬 탓
에스트라디올 증가하면서 증세 악화
임신에 따른 성 호르몬 변화가 하지불안 증후군에 걸릴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지불안 증후군은 다리에 불편한 감각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 다리를 움직이게
되면서 수면에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주로 잠들기 전 따끔함, 저림, 뜨거움
등의 증세가 나타나며 다리를 움직이지 않으면 심해지고 움직이면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에서는 100명에 5.4명꼴로 이 증후군을 겪는 것으로 보고됐다.
독일 루드비히 막시밀리안스 대학 정신의학 토마스 폴마허 교수 팀은 임산부를
대상으로 임신 36주차부터 산후 12주 기간 동안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수면 정보와
다리 운동을 측정했다. 이들은 수면다원검사 뒤 아침식사 전 매일 혈액 검사를 받았다.
수면과 하지불안 증후근 증세에 대한 설문조사도 진행됐다. 연구 대상자는 하지불안
증후군을 겪는 임신부 10명(평균 나이 31.6세)과 일반 임신부 9명(평균 나이 32.9세)이었다.
그 결과, 임신 기간 동안 증가한 성 호르몬 에스트라디올 수치가 하지불안 증후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임신 마지막 세 달 동안 하지불안 증후군을 겪는 여성의 에스트라디올 수치는
3만4211pg/mL이었으며, 하지불안 증후군을 겪지 않는 여성의 에스트라디올 수치는
2만5475pg/mL로 낮았다.
출산 뒤 세 달이 지났을 때 하지불안 증후군 여성들과 일반 여성의 에스트라디올
수치는 각각 30.73pg/mL, 94.92pg/mg으로 떨어졌다. 다른 호르몬 수치에서는 눈에
띄는 변화가 발견되지 않았다.
폴마허 교수는 에스트로겐이 임신 기간 동안 하지불안 증후군 유발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이는 에스트라디올 수치가 최고조로 증가하는 임신 마지막 세
달 동안 하지불안 증후군 발생률이 높다는 다른 연구 결과와 맞아 떨어진다.
연구진에 따르면 하지불안 증후군 증세는 처음 임신했을 때 주로 나타나며, 임신
기간 동안 점점 심해졌다. 임신 횟수가 증가함에 따라 하지불안 증후군이 나타날
확률도 증가한다.
또 미국 수면의학회는 하지불안 증후군을 겪는 사람 중 80~90%가 잘 때 자신도
모르게 다리와 발을 움직이는 주기성 사지운동증을 경험한다고 보고했다. 이번 연구에서도
하지불안 증후군 임신부은 일반 임신부에 비해 주기성 사지 운동증을 더 많이 겪었으며,
사지 운동성 증세는 출산 뒤 눈에 띄게 감소했다.
이 연구 결과는 학술지 ‘수면(Sleep)’에 2월호에 게재됐으며, 미국 의학논문
소개 사이트 유레칼러트 등이 1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