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만 두툼’ 여성, 신장기능 저하 위험
체중보다 체형 중요…심혈관질환 위험 높아져
전체적으로 뚱뚱하지 않더라도 배가 불룩 나온 복부비만 체형의 여성은 신장 기능
저하를 조심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비만클리닉 이지원 교수 팀은 다이어트와 체형 관리를
위해 병원을 찾은 BMI(체질량지수) 30 미만의 28~48세 외래환자 425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고 국제의학저널 ‘신장과 혈압 연구(Kidney
and Blood Pressure Research)’ 최신호에 발표했다. 체질량지수 30 미만이면 비만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연구진은 과거 심장병, 당뇨, 고혈압 등의 병력이 없었던 여성을 대상으로 복부
CT 촬영을 통해 복부 지방 분포도를 촬영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피부에 가까운
곳에 지방이 많은 피하지방 군과 내부 장기에 지방이 많은 내장지방 군으로 나눠
신장 기능을 점검했다.
신장 기능은 사구체 여과율(GFR)을 기준으로 했다. 사구체 여과율은 숫자가 낮을수록
신장 기능이 떨어진다는 의미로, 90 이상이 정상이고 30 이하면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
조사 결과, 내장지방 군 여성의 사구체 여과율은 60~89 사이가 많았다. 정상이하로
신장 기능이 떨어져 있다는 의미다. 내장 지방이 많을수록 여과율도 떨어졌다.
사구체 여과율이 60~89 사이인 사람들은 심장혈관계 질환 발생률도 급격히 높아지므로
내장지방 여성은 건강에 더욱 유의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지원 교수는 “비만자의 신장 기능이 떨어진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며
“그러나 이번 조사에선 정상 체중 범위의 여성만을 대상으로 점검했지만 복부지방에
따라 신장 기능이 정상치를 벗어난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전체적으로는 정상체중이더라도 복부 지방이 많은 여성은 신장 기능
저하를 경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러한 신장 기능 이상은 자칫 큰 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아시아인에게서
특히 복부 비만이 많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건강을 위해 몸무게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복부에 살이 찌지
않도록 하는 체형 관리 또한 중요하다”며 “내장지방은 적절한 운동과 식사조절로
충분히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