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태어난 아기도 박자를 맞춘다
박자 틀리면 놀라…“박자 감각은 선천적” 증명
인간의 박자 감각은 학습되는 것이 아니라 타고나는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태어난 지 불과 2~3일밖에 안 된 아기도 박자를 감지하고, 규칙적인 박자 중
하나가 틀리면 이에 대해 놀라는 신생아의 뇌파가 측정됐기 때문이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심리학 연구소 이스트반 윈클러 박사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
헹크잔 호닝 박사 등으로 구성된 연구 팀은 태어난 지 2~3일 된 신생아 14명과 성인
14명에게 음악을 들려주고 뇌파도(EEG)를 측정했다.
연구 팀은 아기가 깨어있는 시간에는 배고픔을 느껴 울거나 불안해 하기 때문에
자는 동안에 “붐 치카 붐 치카 붐” 같은 드럼 소리나 박자감 있는 R&B 노래
등을 들려 줬다.
그 결과 음악을 들었을 때 신생아들은 마치 어른이 음악을 들을 때처럼 청각기관과
뇌가 반응을 보였다. 아기들은 다음 박자를 예상했으며, 일부러 박자를 빼먹거나,
드럼 치는 사람이 실수를 할 경우 이에 놀라는 뇌파 반응을 보였다. 14명의 성인에게서도
비슷한 뇌파가 관찰됐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박자감은 자라면서 학습되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기 전에
이미 결정되는 인간 고유의 타고난 감각이라는 것을 설명해 준다.
어린이의 음악 지각 능력을 설명하는 것은 학자들의 오래된 난제였다. 그 동안은
인간은 태어나기 3주 전부터 음악을 느낄 수 있다는 이론이 지배적이었다. 이른바
경험론자들은 인간의 음악적 감각은 선천적으로 뇌 속에 내장돼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자궁 속에서 어머니의 심장 박동 소리나 외부의 음악을 듣기 때문이라고 주장해 왔다.
이러한 경험론적 주장에 대해 윈클러 박사는 “엄마의 심장 박동으로 아이가 박자감을
갖게 된다면 똑 같이 어미의 심장 박동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침팬지 같은 동물들은
왜 박자 감각이 없느냐”고 반박했다.
그는 “금방 태어난 아기도 박자를 감지하고 동일한 리듬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하며
예상이 빗나가면 놀란다는 사실은 인간은 선천적으로 박자 감각을 선천적 능력으로
타고난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며 “박자에 대한 선천적 능력은 언어 등을 통한 의사소통에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진화적으로 발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 방송 MSNBC 등이 28일 보도했으며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Proceedings of National Academy of Science)’ 최신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