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이 술-담배했는데 넌 괜찮고 난 암에 걸려?
“폐암 등 5개 암 발병 유전자 변이 때문”
똑같이 술 마시고 담배를 피웠지만 어떤 사람은 암에 걸려 일찍 죽고 다른 사람은
건강하게 오래 산다. 왜 그럴까? 이는 2개의 유전자 변이 여부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이슬란드 회사 ‘유전자 해독(deCODE genetics)’ 소속 과학자, 미국과
유럽 10개국 과학자로 구성된 국제 연구팀은 체내에서 피부암, 폐암, 방광암, 전립선암,
자궁경부암 등 5개의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 2개를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암 생존자 3만3000명과 암에 걸린 경험이 없는 일반인 4만5000명을 대상으로
유전자, 흡연이나 음주 등 건강에 해로운 생활 습관, 가족력 등의 요소가 암 발병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연구했다.
그 결과 연구 대상자 중 4분의 1은 5개의 암이 발병할 위험이 높았다. ‘rs 401681’,
‘rs2736089’이라고 각각 이름 붙여진 유전자가 변이를 일으켰기 때문이었다. 다른
4분의 1은 이 유전자가 변이를 일으키지 않아 상대적으로 암 발병 위험이 낮았다.
인간은 평생 3가지 생활 습관에 따라 특정 암에 걸릴 위험이 있다.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은 폐암과 방광암에 걸리기 쉽고, 술을 많이 마시면 간암, 육류를 많이
먹으면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
이 연구 결과는 건강에 해로운 생활습관을 갖고 있더라도 유전자의 변이에 따라
암에 걸려 일찍 죽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건강하게 오래 사는 등의 개인차를 설명해준다.
연구팀은 이 2개의 유전자가 어떻게 암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며 5개 암 외에 여성의 유방암 등 다른 암 발병과는 연관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영국 리즈대 유전전염병학과 팀 비숍 교수는 “암은 유전자와
환경적 요소의 복잡한 상호작용에 따라 발병한다”며 “이번에 새로 확인된 유전자는
그 관계를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 미국 경제지 CNN머니 인터넷판 등이
19일 보도했으며 국제 학술지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 인터넷판에
이날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