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완전예방’ 스프레이 개발 중
세포 감싸 바이러스 접근을 차단
코나 입에 뿌려 넣기만 하면 독감을 막을 수 있는 환상의 독감 약이 만들어질
수 있을까. 영국 의사들이 많은 지구인을 괴롭히는 독감 바이러스의 횡포를 끝낼
수 있는 ‘독감 예방 약’을 스프레이 형태로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영국 세인트 앤드류 대학의 게리 테일러 박사 팀은 조류 독감, 독감 등 바이러스
질환이 인체에 침투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예방약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이 약은 독감 바이러스 등을 직접 공격하는 방식이 아니라,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에
들러붙지 못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예방 효과를 거두는 것이 목적이다.
대개 독감 바이러스는 코, 목, 허파 등에 있는 세포의 표면 당(시알산)에 들러붙으면서
세포를 감염시킨다. 테일러 박사 팀이 개발 중인 예방약은 세포를 마치 담요처럼
덮어 바이러스가 시알산과 결합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방식으로 독감을 예방한다.
현재 독감 치료제도 개발돼 있지만, 이들 치료제가 공격을 시작하면 독감 바이러스는
스스로 변하면서 공격을 피하면서 공격을 무력화시킨다. 예컨대 ‘빨강색’을 공격하도록
약을 만들어 공급하면, 독감 바이러스는 어느새 표면 색을 파랑으로 바꿔 표적에서
벗어나는 방식이다.
이렇기 때문에 현재 독감은 치료보다는 예방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독감철이
되면 노약자들은 독감 백신을 맞도록 권해진다.
그러나 백신은 모든 독감 바이러스를 막지 못하고 75% 정도의 바이러스에만 효과가
있다. 또한매년 유행할 독감 바이러스를 예상하고 그때그때 그에 맞춘 백신을 개발,
생산해야 한다는 어려움도 있다.
테일러 박사가 개발 중인 독감 예방약은 독감 바이러스를 공격하는 게 아니라
감염 경로를 차단하기 때문에, 독감 바이러스의 ‘변신술’과 상관없이 약효를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예상하고 있다.
테일러 박사는 “현재 세포 표면을 감싸는 막을 좀더 길게 만들어 세포를 완전히
감싸는 방법을 연구 중”이라며 “최종 제품은 천식 약처럼 코나 입에 스프레이로
뿌리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효과가 입증되면 제약회사에 판권을 넘길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임상시험
단계를 거쳐 앞으로 10년 안에 스프레이형 독감 예방약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연구에 대해 워윅대학의 바이러스 전문가 맬콤 매크레이 교수는 “궁금한 것은
그런 방식으로 세포를 감싸 차단하는 효과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이며, 얼마나
많이 약을 뿌려 줘야 하느냐는 점”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퀸 메리 의대의 독감 전문가 존 옥스포드 박사는 “모든 세포의 표면 당을
감쌀 수 있고, 감싸진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면 독감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소식은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 온라인 판이 8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