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4인방의 탈출극 ‘마다가스카 2’
노래와 춤으로 흥겨운 재미 선사
초승달에 걸터앉아 낚시를 하는 소년. 드림웍스 영화사의 트레이드 마크다. 이
소년을 등 뒤에서 공격해 끌어 내린 뒤 ‘오늘은 스시를 먹어보자!’며 하이 파이브를
쳐대는 4마리 악동 펭귄의 모습으로 시작하는 ‘마다가스카 2’. 오프닝부터 웃음보를
터트린다.
뉴욕 센트럴파크 동물원에는 인기절정 사자 알렉스, 얼룩말 마티, 기린 멜먼,
하마 글로리아(목소리는 각각 벤 스틸러, 크리스 록, 데이비드 쉬머, 제이다 핀켓
스미스가 연기)가 있었다.
어느 날, 고향 남극으로 탈출할 기회만 노리는 정체불명 펭귄 특공대의 꼬임에
빠져 호기심 많은 마티는 야생에 대한 동경을 안고 외출을 시도한다. 그러나 그는
동물원 탈출을 모의했다는 오해를 받고 아프리카행 배에 오르게 된다.
이후
4인방이 갇혀 있던 상자가 바다로 떨어지면서 겪는 예기치 않은 고난극이 2005년
공개된 ‘마다가스카’의 기둥 줄거리.
2008년 공개된 ‘마다가스카 2(Madagascar: Escape 2 Africa)’는 미지의 섬 마다가스카까지
오게 된 동물원 4인방이 이번에는 펭귄 특공대가 제작한 비행기 ‘에어 펭귄’을
타고 뉴욕으로 컴백하던 도중 연료 부족으로 아프리카에 불시착하면서 벌어지는 사연을
다룬다.
아프리카 정글에서 유유자적 뛰노는 수많은 동물 무리를 발견하고 탄성을 지르는
알렉스 일당의 모습 뒤로 흘러나오는 멜로디는 바로 앤디 윌리엄스의 ‘Born Free’로
알려진 ‘야성의 엘자’ 테마곡이다.
아프리카에 불시착해 야성 되찾고 영웅적 활약
동물원에서
호의호식하면서 야성을 잃은 알렉스는 차기 왕권 주자 테스트에 나섰다가 보기 좋게
패한 뒤 정글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된다.
이런 설정은 삼촌의 농간에 휘말려 부친의 죽음을 목격하게 되는 ‘라이언 킹’의
설정을 떠올려 준다.
하지만 아프리카에 극심한 가뭄이 닥치자 알렉스 일행은 고물 비행기를 활용해
심산유곡에 자리 잡은 댐을 폭파시켜 기근을 단번에 해갈 시키고, 악당들의 존재와
음모를 모조리 제압한다.
알렉스 일행이 댐을 폭파시키기 위해 출동하는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경쾌한 라틴
리듬의 노래는 바로 배리 매닐로우의 ‘Copacabana’.
1978년 발표돼 빌보드 싱글 차트 8위까지 올랐던 이 노래는 쿠바 가락과 디스코
리듬을 적절히 배합해 지금도 바캉스 시즌에 자주 신청되는 팝 명곡이다.
“그녀 이름은 로라, 쇼걸이죠
머리에 노란 깃털을 달았고 짧은 드레스를 입었죠
메렝게와 차차차 춤을 추죠
그녀가 스타를 꿈꾸는 동안, 토니는 항상 바에서 손님을
접대했죠
그들은 젊었고 서로에게 이끌렸답니다.
더 이상 바랄 것이 어디 있겠어요?
코파카바나에서 그들은 사랑에 빠졌답니다.
그의 이름은 리코, 부자죠.
그녀의 춤이 끝나자 그녀를 자리로 불렀답니다.
리코는 상식에서 벗어난 행동을 하자 토니는 바를 가로질러
달려갔죠
주먹을 날렸고 의자들은 두 조각으로 부서졌습니다
피가 난무했고 그리고 한 방의 총성이 울렸죠
코파카바나는 하바나 북쪽의 가장 열정적인 곳
코파카바나에서 그녀는 사랑을 잃었답니다
그녀는 청춘을 잃었고 토니도 잃었죠
코파카바나에서 사랑에 빠지지 마세요”
쇼걸
로라를 사랑한 토니. 그가 부자 리코와 우발적 싸움을 벌이다 총에 맞아 죽음을 당한다.
이후 로라는 사랑의 아픔을 간직하게 된다는 슬픈 사연의 멜로디. 이 노래가 아프리카에
닥친 어려움을 해결하는 무용담의 배경 음악으로 흘러나온다.
007 제임스 본드 22부작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도 앞으로 지구가 식수난을
겪을 것이라는 설정을 보여주었는데 ‘마다가스카 2’에서도 물 부족 문제의 위험성을
아프리카 상황을 배경으로 해서 들려주고 있다.
사파리 여행에 나선 인간 무리 중 걸출한 할망구가 벌이는 포복절도할 격투 장면은
흡사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킬 빌’에서 우마 서먼의 모습을 연상 시킨다.
자동차를
탈취하기 위해 교통 사고를 가장한 뒤 케첩을 머리에 바르고 죽은 척하고 있는 펭귄의
능청스런 행동, 그리고 기린 멜먼이 기근을 물리치기 위해 제물로 바쳐질 뻔하다
뚱녀 하마 글로리아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구출되는 장면 등은 실사 액션극을 보는
듯한 긴장감을 준다.
가뭄을 해갈 시킨 뒤 의기양양하게 엉덩이 춤을 추며 아프리카 정글을 휘젓는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메인 테마곡 ‘I Like To Move It, Move It’을 비롯해, 도도한
하마 글로리아와 짧은 로맨스를 벌이는 섹시한 하마 모토모토의 목소리를 맡은 힙합
뮤지션 윌.아이.엠의 ‘The Traveling Song’, 펭귄들이 인간 여행객의 지프를 탈취해
달아날 때 흘러나오는 추억의 명곡 ‘More Than A Feeling’ 등은 아동은 물론 성인
관객까지 잡아끄는 힘이 되고 있다.
‘움직여! 더 움직이라구(Move It, Move It More)’라는 선전 문구 그대로 사자
알렉스 일행이 예기치 않게 아프리카 정글에 떨어져 펼쳐 놓는 모험극은 활기차고
역동적인 애니메이션의 잔재미를 풍성하게 던져 준다. 관람 제한 없음. 1월 8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