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순결서약, 아무 효과 없다?
성생활에 영향 없고, 피임 안해 오히려 위험
10대 청소년들이 결혼하기 전까지는 순결을 지키겠다고 하는 종교적 순결서약이
아무 효과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모들은 순결서약이 성병, 임신 등의 위험으로부터 자녀를 지켜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존스홉킨스 공중보건대 자넷 로젠봄 박사는 미국의 934개 고등학교에서 한
번도 성경험이 없다고 밝힌 3400여 명을 대상으로 순결서약을 한 학생과 하지 않은
학생이 5년 뒤 성생활에서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순결서약을 했더라도 결혼 전 성생활을 하는 비율은 두 그룹 모두에
큰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순결서약을 한 청소년들은 평소의 신념에 따라 미리 피임도구
등을 준비하지 않은 채 성행위를 하는 경향이 있어 임신, 성병 위험에 더 크게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 전체 중 약 60%가 5년 이내에 성경험을 가졌고, 그 중 50% 이상은
구강성교를 한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순결서약을 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
모두 성병에 걸린 비율이 비슷했고, 평균 3명과 성 관계를 가진 점도 비슷했다.
문제는 순결서약을 한 청소년들의 피임 도구 사용률이 더 낮았다는 점이었다.
순결서약을 하지 않은 청소년들은 34%가 콘돔 등 피임기구를 사용한다고 대답했지만,
순결서약을 한 그룹은 24%만이 피임도구를 사용했다고 대답해 차이를 보였다. 종교적
신념에 의한 순결서약이 오히려 위험을 높이는 현상이었다.
또 순결서약을 한 청소년 중 82%가 5년 기간 중 순결서약을 철회했다. 부모의
바람과는 달리 실제 청소년들은 순결서약을 거추장스런 제약으로 여겼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로젠봄 박사는 “금욕을 강조하는 성교육이 별로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이번 연구는
보여 준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의학저널 ‘소아과학(Pediatrics)’ 최신호에 게재됐으며
미국 방송 msnbc 온라인판, 과학 전문사이트 라이브사이언스닷컴 등이 최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