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페인 커피 마셔도 “정신 반짝”
특히 여성에 효과…마신 뒤 10분부터 효과
커피의 각성 효과에 대한 실험 결과, 카페인 성분이 전혀 없는 디카페인 커피도
각성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커피의 각성 효과는 마신 뒤 10분쯤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학 아나 아단 박사 팀은 대학생 668명(남 238명, 여 450명)을
대상으로 커피를 마신 뒤 각성 효과를 측정했다.
이들을 일상 생활에서 커피를 마시듯, 에스프레스 한 잔 또는 디카페인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마셨다. 커피를 마시기 전, 그리고 마신 뒤 10, 20, 30분 시점에서 피를
뽑아 피 속의 카페인 농도를 측정했다.
우선 드러난 결과는 카페인 효과는 그간 알려져 왔듯 커피를 마신 뒤 30~45분이
지나야 나타나는 게 아니라, 마신 뒤 불과 몇 분이면 나타난다는 것이었다.
과거 실험에선 피 속의 카페인 농도가 최고조에 이르는 시간을 측정했기 때문에
‘마신 뒤 30~45분이 지나야 카페인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그러나
이번 실험에서 보니 최고 카페인 농도의 절반에 이르는 시간은 불과 몇 분이면 되며,
따라서 커피를 마시면 바로 각성 효과를 느낄 수 있었다.
카페인의 각성 효과는 남자에서 더 두드러졌고, 각성 효과가 오래 가는 것도 남자
쪽이었다. 카페인의 효과는 4~5시간 정도 지속된다고 알려졌지만, 이번 연구에선
2~3시간 정도면 효과가 끝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실험에서 특이하게 드러난 점은 디카페인 커피의 각성 효과였다. 디카페인
커피를 마신 남녀 피실험자 모두에서 정신적 활동성이 높아졌으며, 효과는 특히 여성에서
두드러졌다.
디카페인 효과의 각성 효과는 마신 직후 나타났지만, 진짜 커피의 카페인처럼
각성 효과를 2~3시간 동안 지속시키지는 못했다.
이에 대해 아단 박사는 “단순히 가짜 약 효과(예를 들어 밀가루가 들어 있는
알약을 정력제라고 주면 실제로 정력이 좋아지는 효과)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 “디카페인
커피가 어떻게 각성 효과를 주는지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커피를 마실 수 없는 사람이라면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면서 커피의 맛과
향은 물론 짧은 각성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전문지 ‘신경약리학 및 생물정신의학 발달(Progress in Neuro-Psychopharmacology
and Biological Psychiatry)’ 최신호에 실렸으며,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온라인판,
미국 과학웹진 e 사이언스뉴스 등이 23일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