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흡연하면 20대에 허리 굵어진다
안 피운 동년배보다 비만 확률 두배
10대 때 담배를 피우면 20대 초반이 됐을 때 허리둘레가 굵어질 가능성이 두 배로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핀란드 헬싱키대학 수오마 사르니 박사 팀은 1975~1979년 태어난 핀란드 쌍둥이
4300명을 대상으로 10대 흡연과 그 영향을 조사했다.
이들 쌍둥이 중 12%는 10대에 담배를 피웠으며 약 50%는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
20대 초반이 됐을 때 이들의 허리둘레를 비교해 봤더니 10대 때 담배를 매일 10개피
이상 피운 여자는 담배를 피우지 않은 여자보다 평균 허리둘레가 3.4cm 더 두꺼웠으며,
과체중 비율도 2배나 됐다.
흡연의 영향으로 허리둘레가 두꺼워지는 현상은 남자보다 여자에게서 더 두드러졌다.
부모의 체중, 생활습관, 식습관 등 선천적, 후천적으로 살이 찔 수 있는 여러 여건과는
상관없이 10대 때 흡연을 한 사람은 20대 때 허리가 굵어지고 과체중이 될 확률이
높았다.
사르니 박사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를 통해 발견한 흥미로운
사실은 체질량지수(BMI, 비만 정도를 나타내는 척도)가 비슷해도, 흡연 경험자는
허리둘레가 더 두꺼웠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체중은 비슷해도 특히 흡연 경험자에게선 허리가 두꺼워지는 경향이 발견돼, 몸매를
망치기 쉽다는 말이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청소년 흡연을 억제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동안 보건 당국은 담배를 피우면 심혈관 질환, 암, 당뇨병 등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점을 홍보했지만, 청소년들에 이런 위험은 ‘먼 장래의 일’이기 때문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10대 때 담배를 피우면 20대 초반에 허리가 굵어질 수 있다는 사실은 특히
몸매 관리에 민감한 요즘 청소년들에게 바로 경각심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 결과는 보건학 학술지 ‘미국 공중보건 저널(American Journal of Public
Health)’ 1월호에 게재됐으며, 미국 방송 msnbc 온라인판 등이 17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