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콜레스테롤 공포’ 근거없다
심장병 증가에 미치는 영향 거의 없어
달걀에 들어 있는 콜레스테롤 때문에 달걀을 기피하는 사람이 많지만, 실제 달걀이
심장병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달걀 콜레스테롤에 대한
수십 년 묵은 공포는 거의 근거가 없다는 연구 결과다.
미국 건강과학센터의 릴라 바라지 박사 팀은 미국의 1999~2001년 국민건강 및
영양조사 관련 자료를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 자료에는 미국의 25세 이상
성인 남성의 85%, 여성의 86%에 대한 식생활과 건강 자료가 담겨 있다.
조사 결과 보통 성인이 하루에 한 알씩 달걀을 먹을 경우, 심장병 위험이 높아지는
비율은 1% 미만이었다. 잘못된 식사습관, 흡연, 비만, 신체 활동 부족 등이 심장병
발병을 성별에 따라 30~40% 높인다는 사실과 비교한다면 달걀이 심장병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하다는 것이 연구진의 주장이다.
유전처럼 피할 수 없는 위험 요소나 고혈압, 당뇨병 같은 지병이 있으면 심장병
확률은 60~70%나 높아진다.
바라지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달걀이 심장병의 주된 위험 요소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심장병을 예방하고 싶다면 달걀을 피할 게 아니라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는 데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를 통해 발견한 놀라운 사실은 심장병을 줄일 수 있는 좋은 생활습관을
가진 사람은 미국인 성인 여성의 6%, 성인 남성은 3%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즉, 흡연, 운동부족처럼 심장병 발병을 크게 높일 수 있는 나쁜 생활습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유독 달걀 콜레스테롤만 피하는 사람이 많다는 지적이었다.
이번 연구는 달걀영양센터의 자금 지원으로 진행됐다. 그런 만큼 연구팀은 달걀의
좋은 점을 여럿 열거했다.
비만 남성이 탄수화물을 줄인 식이요법을 하면서 달걀을 먹으면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HDL
콜레스테롤)이 달걀을 안 먹은 경우보다 현저하게 증가했다거나, 또는 비만 성인이
똑 같은 칼로리의 베이글 대신 달걀 2개를 아침식사로 먹었더니 비만도가 낮아졌다는
연구 결과 등이다.
연구진은 또한 달걀에 풍부하게 함유된 콜린 성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비타민B 복합체의 하나인 콜린은 혈액 안의 호모시스테인이라는 아미노산 농도를
낮춘다. 이 아미노산의 혈중 함량이 높으면 염증이 잘 생기고, 동맥경화, 심장병,
치매 등으로 발전할 수 있다.
또한 달걀에는 필수 비타민과 미네랄 13종, 양질의 천연 고단백질, 셀레늄, 비타민B12,
인, 리보플라빈 등이 들어 있어 영양적으로 우수하며, 근육 형성에 도움을 준다.
이 연구 결과는 ‘위험분석(Risk Analysis)’ 저널 온라인판에 실렸으며 미국
의학논문 소개 사이트 유레칼러트 등이 17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