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한 과일 엑기스’로 감기 퇴치
과일-야채 액기스, 감기 증세-기간 줄여줘
뜨거운 야채-과일 차 한 잔이 감기를 물리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영국 카디프대학교 산하 감기센터의 론 에클레스 박사 팀은 감기에 걸린 30명의
피실험자들에게 따뜻한 과일 농축액 음료를 준 뒤 증세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관찰했다.
사용된 음료는 사과 농축액과 까막까치밥나무 열매 농축액이었다. 모두 시판되는
농축액 음료였다. 까막까치밥나무는 한국에도 자생한다.
이들 과일 농축액 음료를 마셨다고 해서 막혔던 코가 뚫리는 등의 물리적 변화는
관찰되지 않았다. 그러나 감기 환자들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효과는 확실했다. 피실험자들은
바로 콧물, 기침, 재채기, 목 아픔, 오한, 피곤함과 같은 감기 증상이 완화되는 것을
느꼈으며 편안해졌다고 대답했다.
뜨거운 과일 농축액을 마셨을 때는 이처럼 증세 완화를 ‘느낀다’고 말했지만,
실내 온도 정도로 밍밍하게 마셨을 때는 이런 효과를 느끼지 못했다고 피실험자들은
대답했다.
뜨거운 과일 농축액의 효과를 에클레스 박사는 “진통 완화”라고 정리했다. 어차피
감기 바이러스를 죽이는 치료약이 없는 상태에서 시중 감기약도 대부분 증세를 덜
고통스럽게 도와주는 정도이므로, 뜨거운 농축액 차의 진통 효과는 원기를 회복시켜
주고 감기 퇴치를 도와준다는 해석이다.
그는 ‘뜨거운 차 한잔’ 요법의 장점으로 충분한 진통 효과를 주면서도 값이
저렴하고, 안전하다는 점을 들었다.
실제로 의학지 ‘란셋 감염학(The Lancet Infectious Diseases)’은 작년 7월호에서
자주색 루드베키아 농축액을 마시면 감기에 걸릴 확률을 절반으로 떨어뜨릴 수 있으며,
감기로 앓는 기간도 하루와 반나절 정도 줄일 수 있다는 논문을 게재해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연구 이후 미국 등지에서는 자주색 루드베키아 농축액 음료 등이 다수 발매돼
판매되고 있다. 자주색 루드베키아는 북미 지역 자생 식물로 국화와 비슷한 모양의
꽃을 피운다.
에클레스 박사는 “식물성 농축액 음료의 이러한 효과는 아무리 많이 먹는다고
해도 감기 예방 효과를 거둘 수는 없는 비타민 C와 좋은 대조를 이룬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비(鼻)과학(Rhinology)’ 저널 12월호에 게재됐으며,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 데일리메일 온라인판 등이 9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