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이용 뇌종양 치료 길 열려
가톨릭의대 신경외과 교수팀, 악성 뇌종양 치료 성과 발표
한번 걸리면 1~2년 안에 사망하는 난치성 질환인 악성 뇌종양 치료에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됐다고 가톨릭대학 강남성모병원이 발표했다.
이 병원 신경외과 전신수 교수 팀은 성체줄기세포 중 하나인 제대혈유래 간엽줄기세포(mesenchymal
stem cells)를 이용해 뇌종양 세포를 추적하고 이를 파괴할 수 있는 치료법을 연구해
암 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암 연구(Cancer Research)’ 12월호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줄기세포는 종양세포를 따라 이동하는 성질이 있는데 최근 이러한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하버드의대, 엠디 앤더슨 암센터 등 세계 유수의 암 연구기관에서 신경줄기세포,
골수간엽줄기세포 등 줄기세포를 치료유전자의 운반체(gene vehicle)로 활용해 암세포를
파괴하는 연구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신경줄기세포의 경우 획득의 어려움과 윤리적 제한이 따르고, 골수간엽줄기세포의
경우는 환자(본인)의 골수를 사용해야 하는 등 임상 적용에 다소 어려움이 있어 왔다.
전 교수 팀이 진행한 제대혈유래 간엽줄기세포를 이용한 뇌종양 치료 연구는 임상적용에
한계성을 가진 기존 줄기세포 연구와는 달리 제대혈유래 간엽줄기세포의 획득이 용이하고
동종 이식 시에 면역학적 거부 반응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임상적용에 매우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간엽줄기세포에 암세포만을 골라서 죽일 수 있는 트레일(TRAIL, 세포
자살 유도물질 또는 세포사멸 유도물질)을 분비하도록 유전자 조작을 한 후에 이를
뇌종양을 걸리게 한 실험용 쥐에 주입했다.
치료 유전자가 이입된 간엽줄기세포는 뇌종양에 걸린 쥐의 종양 형성 부위 반대편
뇌에 이식됐으며, 이 세포들이 종양 부위로 이동하는 것이 관찰됐다.
또한, 치료 유전자가 이입된 간엽줄기세포를 투여한 쥐의 생존율 및 종양 크기
분석 결과 대조군에 비해 뛰어난 항암 효과를 보이는 것이 밝혀졌다. 치료 유전자가
이입된 간엽줄기세포가 종양세포를 따라 이동하면서 트레일을 분비해 종양의 크기를
감소시켜 뇌종양 실험 쥐의 생존율을 높였으며, 간엽줄기세포를 이용한 유전자 치료가
바이러스를 직접 투여하는 유전자 치료보다 더욱 효과적인 것으로 증명됐다고 전
교수는 밝혔다.
전 교수는 “현재 암은 조기 발견할 경우 대부분 치료가 가능하지만 문제는 조기발견
하지 못한 전이성 암 등을 치료하는 것”이라며 “줄기세포를 통한 암 치료는 향후
뇌종양뿐 아니라 백혈병 및 유방암, 위암, 간암 등이 전이된 경우의 치료에도 매우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암 정복 추진 연구개발사업 중 임상적용을 위한
‘이행성 암 연구 특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