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찔수록 더욱 단맛 밝힌다
보통 단맛에 약반응…강한 단맛에 초강력반응
살이 찔수록 단맛에 대한 감각이 무뎌지면서 더욱 강한 단맛을 찾게 되고, 그
결과 단 음식을 더욱 많이 먹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거 비만자가 정상인에 비해 단 음식을 더 많이 먹는다는 연구 결과는 있었지만
그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단맛에 대한 감각이 살이 찔수록
무뎌지는 것이 원인으로 지적된 것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신경행동과학 안드라스 하날 교수 팀은 유전적으로 당뇨병을
가진 쥐와 정상 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이들 쥐들은 실험이 시작될 때에는
모두 정상 체중이었지만, 음식을 계속 먹게 했더니 양 쪽 모두 비만과 당뇨병을 갖게
됐다. 이들 쥐들은 모두 단 음식을 더 좋아하게 됐고 단 음식을 먹기 위해 더 열심히
움직였다.
연구팀은 여러 가지 맛에 대한 이들 쥐의 뇌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혀의 맛 신호가
뇌로 전달되는 부위에 전극을 심었다. 단맛이 혀에 닿았을 때 비만 쥐의 뇌에 전해지는
신경신호 양은 정상 쥐의 절반에 불과했다.
달콤한 음식을 먹어도 그 단맛의 자극이 절반 정도만 뇌로 전달되는 현상이었다.
짠맛에 대한 신경신호는 양쪽 쥐에서 차이가 없었다.
반면 당도를 높인 음식을 혀에 닿게 한 결과, 비만 쥐의 뇌에서 보통 쥐에서보다
더 강한 신호가 전해졌다. 비만 쥐들은 보통 단맛에는 약하게 반응하지만 강한 단맛에는
훨씬 더 큰 폭으로 반응함을 보여주는 현상이었다.
하날 교수는 “단맛의 농도에 따라 마른 쥐와 비만 쥐 사이에 뇌 활동에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며 “단맛을 제대로 못 느끼면서 단 음식을 더 많이 먹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음식을 충분히 먹으면 포만감이 뇌에 전해지면서 뇌가 몸에게 “이제 그만 먹어도
되겠다”고 명령함으로써 숟가락을 놓게 되지만, 단맛에 관한 한 이와 같은 ‘제어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된 것도 이번 연구의 성과다. 단맛을 즐기는
사람은 더욱 강한 단맛에 탐닉하기 쉽기 때문이다.
하날 교수는 “비만 쥐는 뇌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의 작동이 제대로 안돼 단
음식을 더 많이 먹게 되는 것”이라며 “인간에게서도 유사한 현상이 관찰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신경생리학 저널(Journal of Neurophysiology)’ 최신호에 발표됐고
미국 온라인 과학 뉴스 사이언스데일리가 28일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