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한 침대 자도 유아돌연사 없다고?
음주 약물복용 수면부족 때는 위험
부모가 6개월 미만 아기와 한 침대에서 자는 것은 유아돌연사를 부를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왔다. 영국에서 매년 발생하는 유아돌연사 300여 건 중 45%는 부모와
함께 잔 침대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한 침대를 사용해도 유아돌연사를 유발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앞으로 보건당국이나 의사들이 어떤 육아 방법을 권장할지
관심을 모은다.
영국 브리스틀대 피터 블레어 박사는 영국 남서 지역에서 4년 동안 발생한 유아돌연사를
분석해, 아기와 부모가 한 침대에서 자는 것의 위험 요소를 세부적으로 연구했다.
그 결과 아기와 부모가 한 침대를 쓸 경우, △부모의 음주, 흡연, 약물 복용 △부모가
지난밤 4시간도 못자 지나치게 피곤할 경우 △무거운 이불, 어른 베개, 부드러운
매트리스 사용이 유아돌연사를 일으키는 원인이라고 밝혔다.
아기와 한 침대에서 자는 부모가 음주나 약물 복용을 했거나 극도로 피곤할 경우,
깊은 잠에 빠져 뒤척이다 아기에게 고통을 줄 경우 이를 잘 느끼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무거운 이불과 성인 베게는 아기를 짓누를 위험이 있다고 지적됐다.
그러나 이런 위험 요소를 모두 없앨 경우, 아기와 한 침대에서 자는 것이 부모방에
있는 아기 침대에 아기를 재우는 것보다 더 위험하지 않다고 블레어 박사는 분석했다.
블레어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부모와 아기가 한 침대에서 자는 것은 상황에
따라 위험할 수 있으나, 몇 가지 위험 요소를 주의할 경우 동침 그 자체는 위험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 육아전문가는 “기존 연구 결과 엄마가 아기와 한 침대에서 잘 경우 더 오랫동안
모유 수유를 할 수 있어 아기의 면역 시스템이 강화되고 장기적인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되는 경향이 있음이 밝혀진 바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영국 왕립산파대학 사무국장 캐시 워릭 교수는 “지금까지 부모와 아기가 한 침대에서
자는 것이 왜 위험한지, 동침하지 않는 게 왜 최선인지에 대한 이유가 명확하지 않았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아기와 한 침대를 쓰고 싶었으나 그 위험성에 대해 걱정하던
많은 여성을 안심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영국 유아사망연구재단은 이번 연구 결과가 공식 발표되고 상호 검증될
때까지 아기와 한 침대에서 자는 것의 위험에 대해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조이스
엡스타인 이사는 “다른 연구 결과 아기와 부모의 동침시 위험 요소를 없앴음에도
불구하고 유아돌연사 위험이 다소 증가한다는 결과가 나타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보건부 대변인은 “갓난아기의 첫 6개월 동안 가장 안전한 잠자리는 부모
침실의 아기 침대라는 당부는 계속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번 연구 결과를 주의깊게
시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유니세프 회의에서 발표될 예정이며,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온라인판 등이 23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