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스프레이 과다노출, 기형아 확률 높인다
성기 기형 있는 남아 출생확률 3배
미용사, 화학 실험실 연구원, 공장 직공 등 직업상 헤어스프레이와 관련된 화학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여성은 선천성 요도 기형인 요도하열이 있는 아들을 낳을 위험이
두 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요도하열은 가장 일반적인 선천성 남성 성기 기형 중 하나로, 요도의 끝 부분이
원래 위치가 아닌 귀두, 음경, 음낭 등 다른 곳에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요도하열의
발병 원인에 대해서는 밝혀진 것이 거의 없으며, 영국과 미국에서 남아 250명 중
1명꼴로 요도하열이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런던임페리얼대, 아일랜드 코크대, 베네수엘라 환경역학연구센터 연구진은
요도하열을 겪는 아들을 가진 어머니 471명과 그렇지 않은 비교군 어머니 490명을
대상으로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질문은 주로 건강 상태와 생활 방식에 대한 것으로, 직업, 갖가지 화학 성분에
대한 노출 가능성, 가족의 병력, 채식주의 성향, 흡연, 엽산 보충제의 복용 등이
포함됐다.
여성이 임신 후 첫 3개월 동안 직업상 여건으로 헤어스프레이 화학성분에 과다
노출될 경우 요도하열이 있는 아들을 낳을 확률이 2~3배나 높았다.
연구진은 헤어스프레이의 화학 성분인 프탈레이트(탈산염)가 요도하열을 유발하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프탈레이트는 신체 호르몬 시스템을 혼란시키고 생식기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앞선 연구 결과가 있었다.
과거 요도하열은 채식주의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소규모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었으나, 이번 연구 결과 임신 기간 동안 채식주의 식이요법을 한 임신부에게
어떤 문제도 발견되지 않았다.
또 연구진은 임신 첫 세달 동안 엽산 보충제를 복용하면 요도하열이 있는 남아를
낳을 위험을 36%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런던임페리얼대 보건역학 폴 앨리엇 교수는 “요도하열은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여생 동안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일반적으로 요도하열은 출생 1년 후 성형
수술로 치료할 수 있으나, 심각한 경우 소변, 성관계, 생식능력 관련 장애가 뒤따를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환경보건전망(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 온라인판
20일자에 게재됐으며, 미국 의학논문 소개 사이트 유레칼러트,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온라인 판 등이 21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