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주의자는 술이 사람보다 좋다?

집단주의자는 “술보다 사람”

개인주의자는 술이 사람보다 좋다?술잔을 비우는 속도는 개인의 성향과 관계가 있을까? 그렇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른 사람과 함께 즐기려는 사람에 비해 혼자 즐기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술잔을

비우는 속도가 빠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텍사스주립대 샌안토니오 캠퍼스의 장인롱 박사 팀은 성격과 음주 선호도

사이를 조사하기 위해 간단한 실험을 실시했다. 사람들을 모아 놓고 ‘혼자 즐기기

좋아함’ 또는 ‘여러 사람과 함께 즐기는 걸 더 좋아함’ 둘 중 하나로 자신의 성격을

규정한 뒤 이어 지금 술을 마시고 싶은지 아닌지를 글로 쓰게 했다.

실제로 술을 마시게 한 것이 아니라 성격과 술을 마시고자 하는 취향의 관계를

파악한 것이었다. 그 결과 혼자 즐기길 좋아하는 사람은 바로 맥주를 마시고자 하는

경향이 분명히 높았다. 반면 여럿이 함께 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알코올 소비보다는

‘사람’에 더 관심이 있다고 쓴 비율이 높았다.

성격과 음주의 이러한 차이는 소득, 날씨, 성별, 종교 등 다른 요인과는 상관없이

일관되게 나타났다. 연구 팀은 또한 미국의 각 주별, 나라별 등의 자료를 이러한

기준에 따라 순서를 매겼는데 주민의 개인주의 정도와 음주량은 분명한 상관 관계를

보였다.

미국의 경우 개인주의적 성향이 높은 개인이나 지역은 10대의 음주, 청소년의

과음, 성인의 폭음 성향이 높았다.

장 박사는 “자신을 상호의존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과음을 자제하며, 집단주의를

선호하는 지역 사람들은 개인주의를 선호하는 지역보다 충동적 음주를 규제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결과적으로 술 소비량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한국인의 연간 알코올 소비량이 2001년 1인당 7.9ℓ에서 2005년 8.1ℓ로

늘어난 것은 개인주의 성향의 증가 때문일까, 아니면 집단주의적 문화에도 ‘불구하고’

술 소비를 늘리도록 하는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일까. 연구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이 연구 결과는 ‘소비자 연구 저널(Journal of Consumer Research)’에 게재됐으며,

미국 온라인 과학뉴스 사이언스 데일리, 의학논문 소개 사이트 유레칼러트 등이 17일

보도했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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