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으로 인한 여성사망자, 남성 추월
19일 ‘COPD의 날’ 맞아 미 질병통제센터 보고서
기도가 점점 좁아져 숨쉬기가 힘들어지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으로 인한
사망자가 남성은 감소한 반면 여성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흡연자의 증가
때문이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의 D. 브라운 박사 팀은 오는 19일 ‘세계 COPD의 날’을
앞두고 지난 2000~05년 사이 미국에서 발생한 25세 이상 성인의 COPD로 인한 사망률
통계를 발표했다.
미국 건강 웹진 헬스데이, 시사 주간지 유에스 뉴스 앤 월드 리포트 등의 14일
보도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COPD로 인한 사망자는 11만6494명에서 12만6005명으로
8% 증가했다.
특히 2000년에는 COPD로 사망한 남녀가 각각 5만8000여 명 수준으로 비슷했으나
05년에는 여성 사망자가 6만6193명으로 남성 사망자 6만812명보다 많았다.
이 기간 동안 COPD 여성 사망률은 10만 명 당 54.4명에서 56명으로 증가한 반면
남성 사망률은 10만 명 당 83.8명에서 77.3명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인종별로는 백인, 흑인, 그 외 인종 순으로 COPD 사망률이 높았다.
COPD를 일으키는 주범은 흡연이다. COPD 환자 대부분은 흡연자이거나 과거에 흡연자였던
사람이다. 대기오염이나 독성 물질 노출 등 직업이나 환경으로 인한 경우는 15%에
불과하다. 폐기종과 만성 폐쇄성 기관지염으로 나뉘는 COPD는 둘 다 폐벽을 손상시켜
숨쉬기가 힘들어진다.
COPD에 걸리면 기침할 때 가래가 많이 나오고 호흡이 거칠고 짧아지며 흉부가
긴장되는 등 여러 증세가 나타난다. 심해지면 운동은 물론 청소나 출근 등의 기본적인
일상생활도 산소발생기 없이는 힘들어진다.
브라운 박사는 “이번 조사 결과는 앞으로 COPD를 공중보건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과 COPD 증세 인식의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 조사 결과는 CDC가 발행하는 ‘사망률 및 치사율 주간 보고서(Morbidity and
Mortality Weekly Report)’에 13일 실렸다.
한편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에 따르면 45세 이상 한국인 중 17.2%가 COPD 환자로
추산된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는 최근 금연에 성공한 소설가 이외수 씨를 COPD의
위험성을 알리는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제6회 폐암의 날인 28일에 이씨와 함께 ‘폐암보다
더한 고통, COPD’를 주제로 대국민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