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박조절기 장착자는 헤드폰을 가슴에서 멀리
2.5cm 이내면 간섭으로 문제 발생할 수도
심장박동 조절장치 혹은 삽입형 심장 제세동기를 몸에 지니고 있다면, MP3 이어폰을
셔츠 주머니에 넣거나 목에 걸치지 마라. 헤드폰과 심장 보조장치가 서로 가까울
경우, 심장 보조장치 작동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헤드폰에 들어 있는 자석 중 일부는 자력이 세기 때문에 헤드폰과 심장 보조장치
간 간섭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헤드폰이 MP3 기기에 분리돼 있거나 MP3 기기
전원이 꺼져 있어도 헤드폰은 심장 보조장치 작동을 방해했다.
미국 베스 이스라엘 디커네스 의료센터의 심장학자이자 미국 식품의약국(FDA)
심장 보조장치 컨설턴트인 윌리엄 마이셀 박사는 헤드폰이 심장 보조장치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심장 보조장치를 몸에 지닌 60명을 대상으로 이어폰과 귀에
거는 다른 형태를 포함한 총 8개 모델의 헤드폰을 실험했다.
그 결과 헤드폰을 심장 보조장치에서 약 1인치(약 2.54cm) 떨어뜨려 놓았을 때, 심장박동
조절장치 환자 27명 중 4명과 심장 제세동기 환자 33명 중 10명의 심장 보조장치
작동에 지장이 생겨 약 25%의 간섭률을 보였다. 한 환자의 심장박동 조절장치는 스스로
재기동(reset)됐다.
헤드폰 자석과 심장 보조장치의 거리가 멀어짐에 따라 헤드폰 자석의 간섭 효과는
급격히 감소했으며, 헤드폰이 일정 범위에서 벗어나자 심장 보조장치는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심장 보조장치 작동에 지장을 받은 환자는 몸의 이상을 느끼지 못하거나, 심장이
두근거릴 수 있는 증상 정도다. 하지만 이런 작동 방해는 일시적으로 심장 제세동기의
작동을 멈추게 할 수 있어, 심장 이상 시 필요한 구명용 충격을 심장에 제대로 가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
마이셀 박사는 “헤드폰이 크다고 자석의 강도가 반드시 큰 것은 아니다”며 “주로
조그만 휴대용 MP3 기기들이 강도가 가장 센 자석 물질 중 하나인 네오디뮴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번 연구 결과에 사람들이 과민반응할 필요는 없지만 소형 전자기기를
인체 삽입형 의료 장비로부터 적어도 몇 인치 떨어뜨려 놓는 게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전 세계적으로 약 200만 명이 심장박동 조절장치와 심장 제세동기 등 심장 박동을
빠르거나 느리게, 혹은 더 규칙적으로 조절하기 위한 장치를 몸에 지니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9일 열린 미국 심장학회 컨퍼런스(American Heart Association
conferenc)에서 발표됐으며,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 온라인판, 미국의 의학
웹진 헬스데이 등이 이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