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백신이 심혈관 질환도 막아준다
미 연구진, 독감 예방주사의 새로운 효능 밝혀
독감 예방백신을 맞으면 독감 예방뿐 아니라 혈관이 막히는 위험까지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샌프란시스코 캠퍼스 임상의학과 앤 볼거 박사 팀은 과거
5년간 정맥혈전 색전증을 경험한 환자 727명을 대상으로 독감 백신의 예방 효과를
연구한 결과 이러한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정맥혈전 색전증(VTE)은 정맥에 피가 응고돼 막히는 현상으로 심혈관 질환의 위험인자다.
정맥이 막히면 폐로 피를 보낼 수 없어 생명이 위태로워진다.
연구진은 “독감 예방백신이 관상동맥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심혈관계
발작 위험을 낮출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효능을 증명한 첫 번째 연구”라며 “이는
더 많은 사람들이 매년 독감 예방백신 접종을 받도록 설득하는 데 가치 있는 자료”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환자들에게 과거 5년 동안 정맥혈전 색전증 위험 인자가 있었는지, 독감
예방백신을 맞았는지 안 맞았는지 등을 설문지를 통해 조사했다.
대상자 전체 중 28%가 혈관이 막힌 적이 있었으며, 32%가 독감 예방백신을 맞아
왔다.
분석 결과, 독감 예방접종을 받은 사람들에게서 혈관이 막힐 위험이 26%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52세 이하의 사람들에게서 혈관 막힘 위험은 48% 낮았고, 51세
이하 여성에게서 50%나 감소했다. 특히 51세 이하이고 피임약을 복용하거나 에스트로겐
대체요법을 받는 여성들에게서는 위험률이 59%나 감소했다.
연구진은 “독감은 인터루킨-6라는 염증 단백질을 증가시킴으로써 면역 체계에
염증을 일으킨다”며 “독감 예방백신을 맞음으로써 독감 예방뿐 아니라 겨울에 혈관
막힘 사고 발생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독감이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기존 자료에
흥미를 가지고 조사를 시작했다”며 “독감 예방백신을 맞고 감염을 피한다면 정맥과
동맥이 막히는 위험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미국 뉴올리언즈에서 열린 ‘미국 심장학회(American Heart Association)’
연차 학술대회에서 9일 발표됐으며, 미국 의학웹진 헬스데이와 경제지 포브스 온라인
판 등이 이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