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째려보면 자폐증 의심할 만
특이행동 관찰 가능…일찍 발견할수록 치료율 높아
자폐증이 진단되는 시기는 대개 생후 36개월 이후다. 그러나 실제로 부모가 아기에게서
이상 증세를 감지하는 시기는 이보다 훨씬 빨라, 자폐아 부모의 3분의 1이 아기의
첫 번째 생일이 되기 전에 “조금 이상하다”고 느끼게 된다.
자폐증은 일찍 발견되면 치료효과를 40%까지 높일 수 있지만, 긴가민가하면서
부모가 진찰을 미루는 사이 자폐증은 고착되고 생후 36개월 이후 최종적으로 진단을
받았을 때는 이미 치료율이 크게 떨어진 다음이라는 문제가 있어 왔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에서 생후 12개월 된 아기들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한 결과, 이후 생후 36개월 시점에서 자폐증을 최종 진단받은 아이의 경우 벌써
생후 12개월이 된 단계에서 보통 아이들과는 다른 특징적 행동을 반복한다는 연구
결과를 도출해 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데이비스 캠퍼스 산하의 신경발달장애 의학연구소(M.I.N.D.)의
샐리 오조노프 박사 팀은 생후 12개월 아기 66명의 행동을 비디오 촬영하고 이를
관찰했다. 66명의 아기는 형제가 이미 자폐증 진단을 받은 등 자폐증 가능성이 높은
그룹에서 선별됐으며, 남아에게서 자폐증 발생률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 남아 41명,
여아 25명으로 구성됐다.
관찰 결과, 아기 7명은 젖병 또는 딸랑이 등 장난감을 눈 가장자리로 오랫동안
째려보고 계속 회전시키는 등 정상아와 다른 행동 패턴을 보였다. 36개월간 추적
조사한 결과, 특이행동을 보인 7명을 포함해 모두 9명의 아기가 자폐증 진단을 받았다.
두 명은 놓쳤지만 장난감에 대한 특이행동 관찰만으로 자폐증 가능성을 대부분 아주
일찍 알아낼 수 있음을 이번 연구는 증명했다.
생후 24개월 전에 자폐증 검진 두번 받아라
자폐증의 특징적 증상은 사람에 관심이 없고 언어발달이 늦으며 물건에 비상한
관심을 보인다는 등이다. 대인 관계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자폐증 환자
1인당 부모와 사회가 부담해야 하는 경제적 부담이 평생 320만 달러(40억 원 상당)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오조노프 박사는 “생후 12개월이란 이른 시기에 벌써 자폐증 아동의 특징적 징후를
발견할 수 있었다는 데 우리 연구의 성과가 있다”며 “부모 또는 소아과 의사는
자녀에게서 이런 특징이 발견될 경우 바로 전문의 진단을 받음으로써 최대한 빨리
자폐증 여부를 판정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조노프 박사는 앞으로 더 큰 표본 집단을 상대로 생후 12개월 이전의 유아 단계에서
자폐증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한 연구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소아과학회는 아기가 두 번째 생일을 맞이하기 전에 자폐증 검사를 두 번
받으라고 권고하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자폐증협회의 ‘자폐증(Autism)’ 10월호에 게재됐으며,
미국 온라인 과학뉴스 사이언스 데일리, 미국 의학논문 소개 사이트 유레칼러트 등이
6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