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 하루 2잔 이상 커피는 “안돼”
커피믹스 2개, 캔커피 2개 이하로 낮춰야
지난 주에는 임신부가 일주일에 한 잔 정도 포도주를 마시는 것이 태아 건강에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한 잔’을 좋아하는 여성들을 즐겁게 했지만, 이번 주는
반대로 임신부는 커피는 삼가는 것이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커피 애호가 여성들을
약간 우울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영국 로체스터대와 리즈대 연구팀은 임산부 2500명을 대상으로 임신 때 하루 카페인
섭취량을 조사하고 이를 출산 뒤 아기들의 체중을 비교한 결과, 하루 200mg 이상
카페인을 섭취한 여성에서 저체중아 출산 비율이 높았다고 ‘영국 의학저널(British
Medical Journal)’ 최신호에 발표했다.
저체중으로 태어난 아기는 일찍 사망할 위험과 자라면서 심장병, 당뇨병 등의
문제로 고통 받을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 데일리 메일 온라인판 등의 3일 보도에 따르면 영국 식품표준청(Food
Standards Agency)은 영국 로체스터대와 리즈대 연구팀의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반영해
앞으로 하루 카페인 제한량을 현재의 300mg에서 200mg으로 낮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페인 200mg은 인스턴트 커피로는 머그컵으로 2잔, 원두커피는 일반 컵으로 2잔,
차 4잔, 콜라 5캔, 에너지 음료 3잔, 초콜릿 바 5개에 들어있는 양이다.
한국의 현재 기준 300mg 도 낮춰져야
한국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일일 섭취 기준량을 성인 400mg 이하, 임신부
300mg 이하, 어린이는 체중 1kg 당 2.5mg 이하로 정하고 있다. 임신부에 대한 하루
섭취 제한량을 300mg 이하로 정하고 있는 한국의 기준도 이번 연구에 따라 앞으로
바뀔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루 200mg 미만’이라고 할 때의 기준은 물을 포함한 커피 전체의 양이 아니라,
커피에 포함된 카페인 성분의 양을 말하는 것이다. 커피마다 카페인 함량에 차이가
있으므로, 임신부는 이를 분명히 알고 섭취할 필요가 있다.
한국인이 즐겨 마시는 커피 믹스의 경우 12g 한 봉지당 대개 70g 정도의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업체들은 밝혔다. 따라서 임신부는 하루 2잔 정도의 커피 믹스는
마셔도 괜찮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시판되는 캔커피의 경우 175ml 한 캔 당 약 74mg 정도의 카페인이 들어
있으므로 임신 중 하루 두 캔 정도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완제품 커피는 업체를 통해 카페인 양을 확인할 수 있지만 커피 전문점
등에서 판매하는 커피는 카페인 함량을 일일이 알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예컨대 커피 체인 스타벅스의 ‘스몰 카페 라테’ 한 잔에는 카페인이 240mg
들어있다. 영국 식품표준청은 “커피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커피에는 작은 사이즈라도
카페인이 200mg 이상 들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임신부는 미리 카페인 함량을 물어보는
등의 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권고하고 있다.
영국 식품표준청의 앤드류 웨지 수석 과학자는 “이번 연구는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커피 양보다 더 적은 양을 임신부가 섭취해야 함을 보여준다”며 “하루 200mg 이하의
커피를 마시면 저체중 아기 출산 위험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올해 초 미국에서는 임신 때 카페인을 200mg 이상 섭취하면 유산 위험이 2배나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