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쌩’한 날씨에 남자 그곳 ‘찡~’ 전립선비대증 ↑
치료 받아야 성기능도 원활해져
이상하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상 없었던 ‘소중한 그곳’에서 전에 느껴보지
못한 아픔을 느꼈다. ‘찌릿찌릿’. 소변보기가 겁난다. 소변을 봐도 시원하지가
않다. 전보다 자주 화장실을 다니는 것 같다. 서울의 한 IT 중소기업 이사 장석춘(가명,
52)씨는 가슴이 철렁하다.
진단 결과 장 씨의 증상은 전립선비대증. 날씨가 추워질 때 특히 중장년 이상
남성에게서 잘 나타나는 증상이란다.
전립선비대증은 남성의 배뇨 장애 중 가장 빈도가 높은 질환으로 전립선이 비대해져
생긴다. 노화와 환경적 요인 등으로 40대 후반부터 늘기 시작해 60~70대에서 많이
나타난다. 남성의 50%가 일생에 한번은 전립선염으로 고통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다.
비뇨기과 전문의들은 “날씨가 급히 쌀쌀해지는 요맘때쯤이면 전립선비대증으로
비뇨기과를 찾는 환자가 늘어난다”며 “증세가 이미 나타난 사람 중에는 기온의
급강하에 따라 요도폐색 등으로까지 발전해 응급실에 실려 오는 경우도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날씨가 전립선비대증의 직접 원인은 아니다. 다만 이전부터 지니고 있던 전립선비대증이
그 증상을 감추고 있다가 기온 급강하와 함께 전립선 근육이 수축되면서 배뇨 이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대표적 증상은 오줌을 잘 못 참는다든지, 오줌 줄기가 가늘어진다든지, 소변을
볼 때 통증을 느낀다든지 등이다.
이윤수비뇨기과의 이윤수 원장은 “전립선비대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최근
기온이 떨어진 뒤 25% 정도 늘었다”며 “50대 이상 남성이 특히 많기 때문에 오줌
굵기, 빈도 수 등에서 평소와 차이를 발견하면 병원을 찾아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증세의 발전을 막는다”고 조언했다.
전립선비대증은 방광 입구를 둘러싸고 있는 전립선이 비대해지면서 그 부위를
압박해 요도가 좁아져서 생긴다. 이 때문에 방광에서 나오는 오줌 줄기가 가늘어지며
오줌 횟수도 평상시보다 늘어난다.
전립선비대증이 있으면 소변을 잘 참지 못하고, 잠 자다가도 소변을 보기 위해
두 번 이상 일어나야 한다. 곧 나올 것 같으면서도 오줌이 안 나오는 경우도 있고,
다 눌 때까지 시간이 걸리며 전에 비해 오줌 줄기도 가늘어진다.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윤하나 교수는 “증상이 더 심해지면 오줌 길을 막는 증상인
요도폐색으로 발전할 수 있고, 방광이 과다하게 팽창돼서 방광 기능의 회복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며 “계속적인 요도폐색은 방광결석이나 방광게실, 신기능상실, 요로감염
및 신우신염 등 질환의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이윤수 원장은 “보통 노화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으로 여겨 치료가 늦어지는 경향이
있다”며 “전립선비대증을 치료해야 성 기능도 정상으로 회복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네덜란드 유트레흐트대 비뇨기과 루돌프 하퉁 교수 팀이 전립선비대증
환자 3076명에게 알파 수용체 차단제를 1년간 투여한 결과 발기 강직도, 사정량,
배뇨 장애가 좋아졌다고 2005년 ‘영국비뇨기과학회지’에 발표한 바 있다.
미국 웨일코넬의대 비뇨기과 스티븐 카플란 교수도 50~76세 전립선비대증 환자
62명에게 이 질환 치료제인 알파 수용체 차단제를 12주간 매일 투여한 결과, 발기
강직도와 사정량, 배뇨 장애가 호전됐다고 ‘유럽 비뇨기학회지’에 발표했다.
이 원장은 “예방을 위해서는 전립선에 좋은 토마토, 마늘 등의 과일-채소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술자리가 잦은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술 마실 때 화장실에 가고 싶다는 느낌이
들면 참지 말고 소변을 봐주는 것이 좋다. 감기약 중 일부에 소변 배출을 막는 성분이
들어있을 수 있으므로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감기약 복용 시 전문의와 상담하는 게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