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 직접 먹은 아이 나중에 살 덜 찐다
“포만감 조절하는 능력 발달”
최근 멜라민 파동 등을 통해 모유 수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같은 모유를 먹이더라도 먹이는 방법에 따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템플대 공중보건학 캐서린 아이셀만 박사 과정 연구원은 초등학교 취학 연령
어린이 120명을 대상으로 직접 엄마 젖을 물고 모유를 먹은 어린이와, 우유병에 담긴
모유를 먹은 어린이 사이의 차이를 조사했다.
그 결과 우유병으로 모유를 먹은 어린이들의 체질량지수(BMI, 비만도를 나타내는
지수)가 젖을 물고 모유를 먹은 어린이들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젖을 물고 모유를 먹은 어린이의 경우 미리 정해진 양이 아니라 자신이
만족할 만큼의 젖을 먹는 습관을 일찍 들임에 따라 취학 연령이 되면 스스로 포만감을
느끼는 능력을 더 많이 갖기 때문인 것으로 연구진은 분석했다.
반면 우유병으로 모유를 먹은 어린이들은 유아기 때 항상 일정량을 먹음으로써
스스로 포만감을 느끼는 타이밍을 조절하는 습관이 상대적으로 덜 발달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셀만 연구원은 “매일 정해진 양만큼만 모유를 줘야 한다는 원칙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젖을 물고 모유를 먹는 유아의 경우 어떤 날은 많이 먹고, 어떤 날은
적게 먹는 등 스스로 포만감 타이밍을 알게 되면서 이러한 습관이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유병으로 모유를 먹은 어린이들은 포만감을 느끼는 타이밍에 대한 반응
속도가 젖을 물고 모유를 먹은 어린이보다 늦었다. 그리고 포만감에 대한 타이밍이
늦은 어린이일수록 체질량지수는 높았다.
모유 수유의 장점은 그간 여러 연구를 통해 증명돼 있다. 모유를 먹은 어린이는
중이염이나 알레르기, 호흡기 질환에 강하며, 스트레스나 불안에 대한 저항력도 강하다.
현대 사회에서 모유를 먹인다는 것은 자녀를 위한 큰 결심일 수 있다. 기왕 힘들여
먹일 모유라면 그 중에서도 더욱 유아에 유익한 방법을 택할 만하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초점이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공중보건학회 연례회의에서 28일 발표됐으며 미국 의학논문소개사이트
유레칼러트, 온라인 과학뉴스 사이언스 데일리 등이 이 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