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까지 끊어야 금주 효과 본다
술 끊어도 흡연 계속하면 뇌능력 회복 더뎌
쇠뿔은 단김에 빼라는 우리 속담이 역시 맞나 보다. 알코올중독을 치료하는 사람은
흡연 습관도 ‘동시에’ 끊어야 치료 효과가 높으며, 인지능력 회복도 빨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약물중독협회 마이클 밀러 소장과 캘리포니아대학 방사선과 디터 마이어호프
박사는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난 지 6~9개월이 지난 사람 24명을 대상으로 술을 끊을
때 동시에 담배까지 끊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인지능력이 어떻게 변하는지
뇌 스캔 사진촬영 등을 통해 분석했다.
금주 뒤 흡연을 계속하든 아니든 단어 습득-기억 능력은 두 그룹에서 모두 개선됐다.
그러나 금주 뒤에도 흡연을 계속하는 그룹에서는 의사결정 능력, 생각의 속도, 3차원
입체 이미지 연상, 단기 기억력 등 몇 가지 뇌 능력의 회복이 상대적으로 계속 늦어졌다.
금주 뒤 계속 흡연자의 문제는 금주 뒤 6~18개월 이내에 다시 과거의 음주 습관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데도 있었다.
이에 대해 밀러 소장은 “술은 끊었지만 담배라는 중독성 약물에 계속 의존하는
태도를 버리지 못함으로써 결국 다시 옛날 습관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태까지 알코올중독 치료센터 등에서는 금주 방법만 지도했지 흡연도 동시에
끊도록 지도하지는 않았다. “두 습관을 한꺼번에 끊으라고 하는 것은 지나치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하나만 끊으면 결국 둘 다 못 끊기 쉽다’는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앞으로 금주-금연 교실에서의 새로운 접근 방법을 이끌어올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통계에 따르면 알코올중독 치료 프로그램 참여자 가운데 60~75%가 담배를 피우고
있으며 이 중 40~50%는 하루 한 갑 이상을 피울 정도로 니코틴 중독 상태다.
밀러 소장은 “금주 교육자에게 동시에 금연을 요구한다고 해서 금주 교육의 효과가
떨어지지는 않는다는 사실이 여러 조사를 통해 이미 증명돼 있다”고 전했다.
이 연구결과는 ‘알코올 중독: 임상 실험 연구(Alcoholism: Clinical and
Experimental Research)’ 최신호에 발표됐고 미국 의학웹진 헬스데이, 시사주간지
유에스뉴스 앤드 월드리포트 등이 24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