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D-20, 건강 및 스트레스 이렇게 관리한다
이미지 트레이닝으로 긴장 줄이고 규칙생활로 컨디션 유지
초조하고 불안하다. 이 하루가 지나면 결전의 날은 더 가까워진다. 11월
13일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대입 수학능력평가(수능)는
공부와의 장기간 싸움이다. 길고 길다.
수능 20일을 남겨둔 현 시점에서 각자의 실력은 이미 다 갖춰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실력을 늘리는 데 치중하기보다는 곧 다가올 수능 당일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힘써야할 시점이다.
시험 당일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지금부터 꾸려나가야 할 건강 관리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본다.
남은 20일간 잠을 잘자야
수능 20일을 남겨둔 지금은 충분히 자고, 잘 자야 한다.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박창해 교수는 “충분하지 못한 수면은 수험생에게 정신적 여유를 가질 수 없게 한다”며
“잠은 신체적, 정신적 피로를 풀어줄 뿐 아니라 그날 하루 뇌에 입력된 정보를 체계화하도록
돕는다”라고 말했다.
개인적 차이는 있지만 인간에게 필요한 최소 수면시간은 5시간 이상. 4시간 자면
붙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4당5락'은 20일 남겨둔 지금 시점에서는 잊어야 한다.
수험생에게 수면이 부족하면 오히려 두뇌 기능이 저하되고 두통이나 현기증, 피로를
느끼기 쉽다.
낮에 공부하다가 졸리면 30분 이상 자지 않도록 한다. 또한 일요일 아침 같은
경우 지나친 수면을 취하기 쉬우므로 수면 습관의 일관성을 유지하도록 신경쓴다.
눈의 피로는 이렇게
오랫동안 책을 보고 있으면 눈이 피로해지기 쉽다. 수능 당일 날 눈에 불편한
느낌이 있으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두통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평소 관리가 중요하다.
가톨릭의대 여의도성모병원 안과 문정일 교수는 “50분 공부를 한 뒤 10분 정도는
먼 곳을 바라보거나 눈을 감아 눈의 피로를 푸는 것이 좋다”며 “눈을 뜨고 있는
동안 각막에 상처를 입거나 충혈 될 우려가 있으므로 잠을 자 눈을 쉬게 해줌으로써
시험 당일의 눈 피로를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부할 때 책과의 거리는 30~40cm를 유지한다. 바른 자세를 유지하면서 눈을 잘
깜빡거려주고 부드럽게 눈동자를 굴린다는 느낌으로 안구 운동을 해준다. 셀프 마사지를
할 수도 있다. 두 손을 비빈 다음 손바닥을 부드럽게 눈 위에 갖다 댄다. 한번에
4~5번, 하루에 2~3회 반복한다.
생리 때문에 걱정이라면
수능 날 생리가 겹치는 여학생들은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다. 생리통이 있다거나,
급격한 기분 변화가 있는 여학생들은 컨디션 조절을 위해 힘써야 한다.
순천향대병원 산부인과 이임순 교수는 “생리를 며칠 지연시키는 방법이 있다”며
“수능 날을 기점으로 5~8일 앞서 피임약을 복용하면 3~4일 정도 생리를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생리통이 심하다면 생리 시작 전날 또는 당일에 비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를 복용해서
아픔을 완화시킨다. 이 교수는 “약물 복용은 개인에 따라 매스꺼움이나 속 불편함을
유발할 수도 있으므로 각자가 최선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경이 예민해져 있는 수능 당일에는 엉덩이와 복부 부위를 따뜻하게 해주고,
가급적 카페인이 든 음료와 커피는 마시지 않는다.
▽ 20일 ‘공부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5가지 조언
호주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 대학교 홈페이지에는 공부 스트레스 관리법 7가지가
게재돼 있다. 공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학생들이 언제든지 보고 실천할 수 있게
한 것으로 수험생이 참고할 만하다.
인제대 의대 서울백병원 신경정신과 김원 교수의 도움을 받아 ‘수능생 공부 스트레스
관리법 5가지’로 재구성했다.
△ 활발하게 움직여라
신체 활동은 엔돌핀 수치를 높이고, 기분 좋은 호르몬을 분비시켜 공부 스트레스를
없애는 훌륭한 방법이다. 토막 시간을 내 약간만 활동해 줘도 기분이 나아질 뿐 아니라
공부에 더 오래 집중할 수 있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지 말고 움직인다. 가장 좋아하는 운동을 해라. 공원
산책을 한다든지 강변을 걷는다든지, 헬스클럽을 가든지 하라. 활동을 하고 나면
밤에 잠이 잘 오고 공부 스트레스 이완에 좋다. 김원 교수는 “1시간 공부하고 5분
정도는 머리를 눌러주며 가볍게 맨손 체조를 함으로써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어내자”고
조언했다.
△ 잘 먹어라
신선한 과일과 빵, 시리얼, 곡물, 견과류 등은 몸과 정신, 혈당 수치에 좋은 음식들이다.
이런 식품들을 든든하게 먹어주면 기분도 한결 좋아진다. 올바르게 먹고 마시는 것이
혈당과 수분의 균형을 유지시켜 주고 스트레스 강도도 줄여 준다. 꼭 먹어야할 약을
제외한 약물, 술, 정크 푸드, 단 음식, 지나친 커피와 초콜릿 섭취는 피한다. 먹을
때는 편하게 먹고, 공부를 할 때에 주전부리를 삼간다.
△ 공부, 열심히 아니라 현명하게
김 교수는 “수능이 20일밖에 남지 않았으니 새로운 것을 알려 하지 말고 아는
것을 확실히 익혀 두라”고 권했다. 모르는 것에 집중해 시간을 빼앗기고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는 지적이다.
현실적으로 공부해라. 계획에 따라 공부해 왔다면 끝까지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그날 할 만큼의 공부 양을 미리 정하고, 무슨 일이 있어도 그것을 끝낸다. 개인에
따라 공부법이 다르지만, 일정 양을 정해두고 하는 방식은 누구에게나 통용될 수
있다. 시험 날이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실력뿐 아니라 스트레스와 건강 등 자기관리는
또 하나의 승부처다.
△ 모르는 것은 도움을 청해 자기 것으로
우는 아이에게 젖을 주고, 삐걱거리는 바퀴에 기름을 친다. 도움을 줄 사람은
어디에나 있다.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물어 자기 것으로 소화한다. 그간 익혀온 내용을
스스로 정리할 줄 알아야 한다. 압박감 때문에 이도저도 못하고 있다면 물어서라도
익혀야 한다. 초조할수록 여유를 갖되 긴장감은 유지한다. 남은 20일간 꾸준히 ‘나는
잘할 수 있다’는 주문을 외워 자신감을 키운다.
△ 피곤해지기 전에 쉬어라
잘 쉬는 것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스트레스 때문에 잠이 잘 오지 않는다면, 깊게
숨을 내쉬고 명상하며, 자신에게 긍정적인 말을 하면서 마음을 다스린다. 한번 하면
빠져 나오기 힘든 인터넷, 컴퓨터 게임보다는 음악을 듣거나 일기를 쓰는 등으로
스트레스를 완화시킨다.
김 교수는 “수능 당일 시험장에 들어가 시험을 치르는 상황을 이미지 트레이닝함으로써
불안감을 줄일 수 있다”며 “모르는 문제가 나왔을 때의 기분, 문제를 풀어나갈
때의 자기 모습과 자세, 교실의 분위기 등을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불안-긴장감을
미리 체험해 당일 떨리는 마음을 어느 정도 완화시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