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마취 받은 어린이, 발달장애 가능성 3배
3세 이전 전신마취 어린이 4.8%에서 언어-행동 장애
3세 이하 연령에서 전신마취를 받은 아기는 성장하면서 언어-행동 장애를 나타낼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3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 레나 선 박사팀은 1999~2000년에 태어나 세살이 되기 전에
탈장 수술 등으로 전신마취를 받은 적이 있는 어린이 625명을 추려내 이들의 언어-행동
발달 상황을 정상 어린이 5000명과 비교했다.
그 결과 3세 이전에 전신마취를 받은 적이 있는 어린이에게서는 언어-행동 등
발달장애 진단율이 4.8%나 돼, 정상 어린이의 1.5%보다 세배나 높았다.
3세 이하 유아의 경우 고통을 견뎌낼 힘이 없기 때문에 전신마취 수술을 하는
비율이 성인보다 높다. 유아의 맹장염, 심장병, 복막염 등 수술 때 전신마취를 한다.
연구진은 저체중, 성별 요인 등 발달장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인을
가진 어린이를 제외한 뒤 비교하더라도 전신마취 경험 어린이에서 발달장애 발현
가능성이 2배 정도 높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미국 저소득층에게 저렴하게 의료 혜택을 주는 뉴욕 주
메디케이드(Medicaid)에 등록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경제적인 문제
등 다른 요인이 영향을 미쳤을지도 모른다고 주의를 덧붙였다.
선 박사는 “어릴 적 전신마취 경험이 바로 발달장애로 연결된다고 현 단계에서
확정해 말하긴 힘들지만, 앞으로 전신마취와 발달장애 사이의 관계에 대해선 더욱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발달장애 유발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부모들이 자녀가 필요한 긴급한
수술을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해서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한양대병원 마취통증과 김동원 교수도 “이번 발표는 조사 대상의 숫자가 적은 등
초기 단계의 연구”라며 “인종적 특성 등 여러 요소가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연구하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으므로 ‘유아기에 전신마취를 하면 발달장애 가능성이
높다’는 식으로 오해해선 안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린 미국 마취학회 연례 회의에서 21일 발표됐으며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 시사주간지 유에스뉴스 앤드 월드리포트 온라인판 등이
같은 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