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한달 7병 이상 마시면 간질환 위험
간 질환자, 정상인보다 술 1.6배 더 마셔
지방간을 비롯한 만성 간질환 환자가 지난 20년 동안 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 간학회가 주최한 제9회 간의 날 기념식 및 토론식이 ‘한국인의 지방간’을
주제로 20일 서울 조선호텔 오키드룸에서 열렸다.
대한간학회가 1988년부터 2007년까지 서울 강북삼성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75만 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알코올성과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병이 20년 전에
비해 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대 10%대였던 발병률이 최근에는 30%까지
오른 것이다.
대한간학회 이사장인 가톨릭대 내과 이영석 교수는 “처음 간의 날 행사를 시작했던
9년 전에 비해 간질환에 대한 일반인들의 상식은 늘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간질환은
개인의 질병을 떠나 사회적인 질병으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학에 입학해도 기숙사에 못 들어간다거나, 취업에 제약을 받는 등 간 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차별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지방간 3배 늘어도 예방지식 “몰라”
지방간의 위험은 점점 증가하는 데 비해 지방간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은 저조했다.
대한간학회가 지난 9월 23일부터 10월 6일까지 전국 12개 병원에서 간 환자와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 1775명을 대상으로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25%는 “지방간은 나이가
들면 자연히 생기는 현상”이라고 답변했으며, 30% 이상은 만성간질환 및 간암의
가장 중요한 원인인 B형, C형 간염에 대해 전혀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간으로 진단을 받고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는 비율도 50%를 넘었다.
간질환이 있는 사람들의 한 달 음주량은 소주로 평균 7.25병이었다. 이는 간질환이
없는 사람들의 평균 음주량인 4.52병에 비해 1.6배 높은 수치다. 일주일에 소주 8병
이상 마시는 사람들은 알코올성 간질환으로 병원에서 금주를 하라고 해도 6.9%는
계속 마시겠다고 응답했고 15.7%는 노력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답했다.
이영석 교수는 “술을 권하는 우리 사회의 음주 행태를 반영한 결과”라며 “간질환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느는 추세
최근 지방간의 특성 중 하나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이미 전체 지방간 환자의 50%를 넘었고 비만인구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로 보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추측된다.
질병관리본부가 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비만률은 1998년 26.3%에서 점차 증가해 2005년에는 31.7%가 됐고, 2025년에는 50%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영석 교수는 “당뇨병 및 비만, 고혈압과 같은 대사증후군의 영향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병률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며 “환자와 일반인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간질환은 대부분 뚜렷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방치하기 쉽고, 방치하면 간경변증과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