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도 음악의 기쁨과 슬픔 알아챈다
‘환희의 송가’에 기뻐하고, 슬픈 곡조엔 지긋 응시
태어난 지 하루된 아기도 ‘리듬 감각’을 타고난다는 미국의 연구 결과에 이어
아직 말이 트이지 않는 아기라도 음악에서 행복한 감정을 표현한 부분과 슬픈 감정
표현 부분을 구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브리검영 대학교 심리학과 로스 플롬 박사 팀이 생후 3~9개월 아기 96명을
대상으로 음악 선율의 차이를 구별할 수 있는지 연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유아 행동과 발달 저널(Infant Behavior and Development)’ 최신호에 발표했다.
플롬 박사는 “이번 연구는 9개월 이전 아기라도 미취학 아동이나 어른처럼 음악에서
행복과 슬픔을 구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데일리메일 온라인판 등의 15일 보도에 따르면 연구진은
행복과 슬픔을 전해주는 음악으로서 성인과 어린이가 함께 들을 만한 클래식 곡을
정해 아기들에게 들려주고 얼굴과 눈빛을 관찰했다.
행복한 곡조의 음악으로는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3번 △베토벤의 9번
교향곡 △스트라빈스키의 페트로슈카가 선곡됐다.
슬픈 곡조로는 △포레의 엘레지 △그리그의 오제의 죽음 △베토벤의 7번 교향곡이
뽑혔다.
브리검영 대학교 음악과 수잔 케니 박사는 “이 음악들에는 중요한 차이점이 존재한다”며
“아기들이 차이를 알아차리기에 매력적인 곡들”이라고 말했다. 케니 박사에 따르면
선택된 행복한 곡조 음악은 짧은 구절이 어울려지거나 반복돼 연주된다는 특징이
있으며, 박자와 리듬은 슬픈 곡조 음악보다 빠르며, 음정이 높다. 슬픈 곡조 음악은
느린 박자와 낮은 음정을 지닌다.
연구진은 우선 슬픈 음악을 들려줬을 때 아기들 얼굴에서 감정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을 확인했다. 곧 연구진이 음악을 멈추고, 행복한 선율에서 슬픈 선율로 바뀌는
음악을 새롭게 들려줬을 때 아기들의 얼굴 표정은 달라졌다.
연구진은 아기들이 표정이 얼마 동안 지속되는지 시간을 측정했다. 아기들은 행복한
곡에서 슬픈 곡으로 바뀌는 것을 알아차리며 평소보다 3~4초 더 오래 가만히 응시하고
있었다. 이는 음악에 감정을 몰입하고 선율을 느꼈다는 증거라는 것.
또한 5개월 된 아기들은 베토벤 9번 합창 교향곡 중 ‘환희의 송가' 가운데서도
여리고 우울한 멜로디 부분에 반응했는가 하면, 9개월 아기는 베토벤 7번 교향곡을
들려줬을 때 행복한 멜로디 부분과 슬픈 멜로디 부분을 각각 구분했다.
플롬 박사는 “말하기 전 소리에서 감정을 배우는 것은 자연스런 발달 단계 같다”며
“아기들이 클래식 음악을 듣고 행복과 슬픔의 감정을 느끼고, 소통하는 것은 매우
흥미로울 뿐 아니라 아기들의 정서발달 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