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증진"의 두 얼굴

의료 환경은 사회의 발전에 따라 많이 변화하고 있다.

사람들이 일생동안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도 많이 바뀌어서, 예전에는 질병의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거나 의료 서비스를 이용했다면 요즘은 체중 조절이나 체질의 개선, 작은 불편함의 해결 등을 위해 병원을 찾는 일도 늘어나고 일상 생활에서의 건강 관리, 건강 증진 활동을 위한 노력과 관련한 산업의 비중도 비약적으로 커지고 있다.

모두들 삶의 질은 이야기하고, 건강을 더 좋게 하거나 유지하기 위해 많은 소비와 노력을 한다.

건강과 상관 없을 것 같은 광고에서조차 아래 그림과 같은 이미지를 접하곤 하는 것도, 사람들의 인식 속에 "건강 증진"이 얼마나 깊이 들어가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강아지와 함께 한강변의 공기를 가르며 여유있게 조깅을 하는 모습.
얼마나 여유있고, 즐겁고, 편안해 보이는가.
건강을 즐기고, 건강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우리가 저렇게 달릴 때 정말 저런 여유를 가지고 있을까? 
나도 종종 한강변을 달리거나 자전거를 타기도 하는데, 마주치는 많은 사람들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정말 건강을 즐기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활동을 즐기고 있을까?"
사실, 이런 게 아닐까.

 

분명, 같은 강아지를 데리고, 같은 한강을 달리고 있지만
 '지금의 나는 건강하다, 이런 나의 건강을 즐기자~'는 게 아니라
'언제나 나는 질병 직전 상태에 있다, 질병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한다'는 게 아닌가?
..
진료실에서 만나는 환자들중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이야기하곤 한다.

"나름대로 건강을 위해 좋다는 것도 많이 하고 있고, 이런 노력, 저런 노력을 하고 있는데 왜 난 이렇게 안좋을까요?"

건강한 편인 사람들조차 자신의 건강함보다는 문제를 크게 보고, 앞으로 더 나빠질 것에 대해 두려워한다.

이런 문제가 나타나는 것은 지난 블로그에서 쓴 것 처럼, 두려움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사회적 특성에도 중요한 원인이 있겠지만 모두 쉽게 건강을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건강의 정의를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도 중요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건강의 반대는 "건강하지 않음"(불건강)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건강하지 않음=질병"으로 오해하고 있다.

좀 건강하지 않다고 해서 질병 상태에 있는 것은 아님에도 말이다.

그리고 불건강=질병 이 되면 아래와 같은 관계에 의해


 
"불건강-질병"의 반대쪽에 있는 "건강-비 질병상태" 를 또 묶어서

"건강=비 질병상태"로 무심코 정의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내가 건강한 게, 그저 병에 걸리지 않은 것 뿐이라면, 얼마나 힘빠지고 무서운 일일까.

우리 주변에는 온통 우리의 (일시적) 건강을 위협해 바로 질병으로 빠지게 할 무서운 것들 뿐일 것이다.

정부에서도 육성한다고 하고, 너도 나도 뛰어드는 (소위) 미래의 유망 사업인 헬스케어 산업은 우리를 더욱 건강하게 하고, 삶의 질을 높여 주는 것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헬스케어 서비스를 준비하는 회사에 자문 역할을 하면서 나조차도 오해하고 있었던 부분을 깨달은 것이 바로 위에 적은 것과 같은 중요한 사실이다.

헬스케어 서비스 산업이 올바로 발달하고, 건강 증진 활동이 올바로 정립되려면 우리가 건강을 바라보는 시각이 정립되어야 하고, 건강을 진정으로 즐길 수 있는 방향을 올바로 잡아 나가야 한다.

WHO에서 정의하고 있는 건강은 별 것이 아니다.

"신체적, 정신적, 영적 well-being 상태"

여기에서 유래한 well-being이라는 단어가 우리 사회를 뒤흔들기도 했지만 사실 그 뜻은 그저 "잘 지내는, 괜찮은"것 일 뿐이다.

당신이 스스로 생각하기에 "괜찮다"면 당신은 건강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그 건강을 즐기자. 그게 최선의 "건강 증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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