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배 아픔' 표현의 세 가지 의미

몸으로 겪어온 생활 속의 체험은 시간이 지나도 잊어버리지 않는다. 관상이나 손금을 통해 그 사람이 처한 상황을 알아낼 수가 있는 것도 오랜 경험을 통해 지식을 활용하는 것이고, 많은 날을 살아온 노인의 지혜도 마찬가지다. “마의상법”이란 책에는 사람의 얼굴을 보고 길흉화복을 점치는데, 관상보다는 골상이 중요하고, 골상보다는 심상(心相) 즉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약 1,000년 전 중국에 등이 붙은 쌍둥이가 있었다. 이 쌍둥이는 태어나자마자 칼로 등을 잘라서 둘 다 살았는데 형은 배휴, 동생은 배탁이라고 불렀다. 어릴 때 부모님을 여의고 외삼촌 집에 얹혀살았다. 15살이 되던 어느 날 지나가던 스님이 배휴를 보고는 외삼촌에게 “저 아이는 얼굴상이 나빠 이 집안에 있으면 거지밖에 될 것이 없고, 집안도 몰락하게 되었으니 내보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배휴는 외삼촌에게 누를 끼칠까 봐 가출을 했고 전국을 돌아다녔다.

그러다가 삼 년 뒤에 외삼촌 집에 들르게 되었는데, 예전의 그 스님이 배휴를 보고는 “저 아이는 반드시 높은 벼슬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휴는 화가 치밀어서 달려들었다. 똑 같은 사람을 보고 전에는 거지가 된다고 하더니 이번에는 또 다른 말을 하는 나쁜 중이라는 생각에 참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스님은 “너의 얼굴분위기가 달라졌으니, 아주 좋은 일을 하거나 다른 사람의 목숨을 살려준 일이 있느냐”고 물었다. 배휴는“지난해 여름 장마 비에 떠내려가는 개미집을 건져준 일 외에는 좋은 일은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스님은 배휴의 궁핍하던 얼굴상이 귀하게 바뀐 이유가 바로 그것 때문이라고 말했고, 배휴는 열심히 공부해서 그 당시의 유명한 재상이 될 수가 있었다.

얼굴의 표정이나 동작을 관찰하는 것은 자신의 몸 상태를 자세히 표현하지 못하는 어린애들을 진찰할 때 중요한 기준이 된다. 어린애들은 배가 고프기만 해도 ‘배 아프다’고 말하고, 대변이 마려울 때에도 ‘배 아프다’고 표현하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시키면 꾀병을 부리느라고 ‘배 아프다’고 한다.

어린애들에게 있어서 ‘배 아프다’는 것은 곧 어딘가 불편하다는 뜻이다. 태어난 지 1달도 채 안 되는 아기가 우유를 먹지 않거나 푸른 똥을 누고 설사를 하고, 또 잠을 자지 않고 칭얼거릴 때 어머니는 마음이 편할 리가 없다. 눈도 뜨지 못하는 갓난아이가 아파서 꼼지락거리면서 칭얼거릴 때 주위의 사람들은 편안할 수가 없다. 밤잠을 설치는 것은 기본이고 이 병원 저 병원을 돌아다니다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그러다가 사관(四關:손과 발 네 곳의 급소)만 트고 나면 진료실을 나설 때 이미 어린애 본연의 모습으로 되돌아가 방긋거리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이런 위급한 일이 있을 때 집안에 어른이 있으면 아무런 어려움 없이 알아낼 수가 있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여건이 달라지다 보니 겪지 않아도 될 일들로 고생하는 젊은 부모들이 많아졌다. 인생의 지혜는 점점 드물어지고 있다.

32살의 서 모 씨는 노총각이다. 공사장에서 대형트럭을 운전하는 그는 공사장을 따라 다니느라 집에서 밥 먹는 경우가 드물다. 쉬는 날에도 집에 오기보다는 어울릴 자리를 만들어내는 편이다. 키만 크고 얼굴에는 살이 없어서 곱상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었는데 몇 년 만에 살이 불어서 다른 사람들이 몰라볼 정도가 됐다. 집에 와도 별 재미가 없고 세상사는 것이 그저 그렇다 보니, 이제는 술에서 즐거움을 찾았다.

거의 날마다 술 속에 빠져 살았다. 마셨다 하면 고주망태가 됐고 언제부터인가 술 마신 다음날에는 아랫배가 살살 아프고 설사를 하게 됐다. 처음에는 차가운 맥주를 마신 날만 설사를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소주 양주 가릴 것 없이 똑 같았다. 낮에 일하다가 화장실을 찾느라 고생하는 횟수가 늘고 몸 상태가 전과 같지 않아서 치료를 했지만 약도 소용이 없었다.

전에는 화장실에 앉아있는 시간이 몇 분에 지나지 않았는데 요새는 30분을 넘어 한 시간에 육박하고 있었다. 뒤가 무지근하고 설사에 시달리는 것을 차마 두고 보지 못한 어머니의 강압으로 어쩔 수 없이 병원에 왔다. 술은 성질이 뜨겁고 빠르다. 그래서 술을 마시면 몸이 뜨겁게 된다. 하지만 자주 마시고 양이 지나치게 되면 아랫배를 차게 한다.

체질적으로 아랫배가 찬 사람은 술을 많이 마시지 못한다. 어쩔 수 없이 과음하는 경우에는 아랫배를 따뜻하게 데워주고 신진대사를 촉진시킬 수 있도록 배꼽에 뜸을 뜨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다. 배꼽을 경혈로는 신궐혈이라고 부르는데 침을 놓을 수는 없으나 뜸을 뜨는 데는 좋은 혈자리다.

예전에는 피부에 화상을 입히는 뜸치료법을 주로 사용했으나 요즘은 온기만 전하고, 피부에 자국이 남지 않도록 고안된 뜸기구가 많다. 이런 뜸기구를 사용해서 아랫배를 데워주면 몸도 가뿐해지고, 설사도 그치는 효과를 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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