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돈 걱정, 자녀에게 전염된다는데…

금융위기 속 밥상머리 교육법 5가지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돈 걱정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례적인 외환위기를

맞고 있는 국면에서 부모들의 한숨과 주름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부모는 자녀들의

학원비 탓에 허리가 휘청거려도 자녀들 앞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한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일 수록 자녀들과 금전적인 문제에 대해서 함께 고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부모 돈 걱정, 자녀에게 전염된다는데…미국 시사주간지 유에스앤드월드리포트는 9일 “부모가 돈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녀도 마찬가지”라는 임상심리학자 데이비드 팔미터 박사의 말을 소개하면서

언제 어떻게 자녀들과 함께 가정 내 경제적 문제에 대해 논의해야 좋을지에 대해

보도했다.

이와 더불어 국내 정신과 의사들의 도움말을 덧붙여 금융위기에서 가정 내 스트레스를

잘 극복 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본다.

서울백병원 신경정신과 김원 교수는 “현재의 위기는 몇몇 가정, 몇몇 나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금융위기 상황이기 때문에 국민들의 스트레스를 받는

일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장기간 스트레스를 받으면 생활습관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부모의 스트레스는 곧 가정의 위기를 좌지우지 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자녀와 현명하게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자녀들과

금전적인 위기 상황을 함께 논의할 때는 자녀의 연령대에 따라 부모가 위기상황에서

알려줄 이야기들은 달라질 수 있다”며 “기본적으로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라는 확신을 심어주도록 애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1. 자녀에게 돈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것을 숨겨야할까?

사람들은 스트레스 상황에 처하면 건강한 방법으로 잘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흡연자는 담배를 더 피우게 되고, 술을 즐겨하던 사람이라면 술을 더 마시게

된다. 어린 자녀도 부모의 변화 낌새를 알아차릴 것이며 무엇이 잘못돼가고 있는지

궁금할 것이다.

어린 자녀는 그 문제에 대해 뚜렷한 답이 없다면 그것이 자신 때문에 일어났다고

여기기 쉽다. 자존감이 상처받고 죄의식이 생기는 것이다.

아이들이 생각하는 것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다양하다. 한 가지 이야기를

듣더라도 무한한 상상력을 펼쳐 보이기 때문에 자신과 연결해 문제점을 찾고 자학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되도록이면 자녀에게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이해시키는 것이 좋다.

김 원 교수는 “5~10살 정도의 어린 자녀라면 복잡 상세하게 힘든 상황을 알려줄

필요는 없지만 어느 정도 엄마아빠가 돈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그 때문에

가정에 다른 변화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 돈 걱정을 자녀들과 공유하는 가장 좋은 방법?

대부분의 부모는 경제적 위기에서 자녀들이 고통 받길 원치 않기 때문에 뭐가

잘못돼 있고, 상황이 어떤지를 잘 알려주지 않는다. 이 때문에 자녀가 위기 상황을

스스로 대처하는 기회를 빼앗게 된다.

나이가 어릴수록 정신적으로 상처 받기 쉽다. 아이들은 그들이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나도 알고 싶어!’라고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아이는 나이를 조금씩 먹을수록 정신적으로 더 강해진다. 부모는 자녀에게 현재

놓여 있는 스트레스가 무엇 때문인지 어떻게 이길지에 대해 함께 논의하면 좋다.

‘우리 서로 도움이 될 일은 없는지 생각해 보자’는 식으로 이야기를 공유한다.

이는 점차 고통을 다룰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해 가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자녀들에게

효과적이다. 부모로서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점차적으로 조금씩, 자녀가 스트레스

요인을 잘 다스리도록 도와주는 일이다.

3. 위기상황에 대한 거짓말이 효과 있나?

부모가 현재 겪고 있는 위기 상황이 믿고 싶지 않지만 진실이라고 말하는 것은

중요하다. 오래 끌지 않으면서도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

팔 미터 박사는 “나는 부모가 자녀에게 이러한 위기 상황이 선택할 여지가 없는

사실이라고 애기해주길 바란다”며 “이를 일컬어 ‘선택적 진실 말하기’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가령, 부모가 직장을 잃고, 저당이 잡혀 재산도 잃어가고 있다면, 3달 안에 중요한

변화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

이 상황에서 어린 자녀에게 저당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는 데 그치지 말고 직장을

잃은 것에 대해 명확히 애기를 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아빠가 집에 들어오는지 안

들어오는지 퇴근 시간에 맞춰 기다리게 될 것이고, 혹은 누군가에 의해서 자녀들은

부모의 실직을 알게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4. 자녀가 사춘기 아이라면?

자녀가 10대라면 부모의 감정을 솔직하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면, “아빠가 회사에서 해고 됐는데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알 수

없구나. 그 때문에 걱정을 조금 하고 있지만 아빠 자신의 능력을 믿고 있고, 우리

가정의 능력을 확신한다. 현재 아빠는 솔직히 말해 조금 걱정스럽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구나, 아빠도 네가 이 상황을 잘 이겨나갈 만큼 충분히 성숙해 있다고 생각한다”

식으로 애기한다. 이러한 말들은 사춘기 자녀들과의 친밀감을 돈독히 해준다. 팔

미터 박사는 “부모는 자신들의 실패와 나약한 면을 자녀들에게 보여주려 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때로는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5. 자녀가 금전 위기를 걱정하고 있다는 징후는?

△잠을 설친다 △식욕이 떨어진다 △집중력이 저하돼있다 △악몽을 꾼다 △다른

사람과 마주치는 것을 피하려한다 △열이 난다 등의 증상을 살펴볼 수 있다. 만약

아이들이 가정 내 위기상황에서 스트레스가 될 만한 소식을 들었다면 이러한 증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김 교수는 “어려운 시기일수록 현재 소중한 자산은 돈보다는 자신의 몸과 마음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심신이 망가지지 않도록 평소 때 보다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술에 취하는 일, 담배 피우는 일이 잦아지는 등의 자기

파괴행위는 일시적인 해방감은 줄 수 있지만, 자신과 가정을 망치는 일이 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불황 땐 운동 멀리, 술 패스트푸드 가까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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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은지 기자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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