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 연고 효과 의문”…꿀이 대안으로 부각
논문 리뷰 학술지에서 두 논문 실려
화상에 꿀을 바르면 좋다는 연구결과와 특정 화상 연고는 오히려 회복을 지연시킨다는
연구결과가 한 학회지에 동시에 발표됐다.
호주 멜버른 알프레드병원의 제이슨 워시아크 박사팀은 화상에 대한 SSD크림의
효과에 관한 논문을,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앤드류 줄 박사팀은 꿀의 효과를 입증하는
논문을 의학연구를 평가하는 세계 학술지인 '코크레인 도서관(Cochrane Library)'
최신호에 각각 발표했다.
미국 과학전문지 사이언스데일리, 캐나다 공영방송 CBC 온라인판 등의 10일 보도에
따르면 호주의 워시아크 박사팀은 화상치료와 관련한 26개의 연구를 분석한 결과
화상 부위의 감염을 막기 위해 널리 사용되는 실바돈(SSD, silver sulphadiazine)
크림이 상처가 아무는 것을 지연시킨다는 것을 밝혀냈다.
워시아크 박사는 “1960년대 이후에 사용된 SSD 크림은 최근 피부 세포를 손상시킬
수 있는 독성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음에도 여전히 많은 의사들이 이 크림을 사용한다”며
“화상에 SSD크림을 사용하는 것을 다시 생각해봐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강성심병원 화상센터 전욱 교수는 “SSD크림이 회복을 다소 지연시킨다고
하더라도 상처가 감염돼 화상 정도가 1도에서 2도, 3도로 악화되는 것보다 낫기 때문에
SSD 크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다른 견해를 보였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예로부터 민간요법이나 응급치료에 자주 사용해온 꿀은 실제로
화상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대 이집트 문서에는 상처에 꿀을 사용하는
것을 언급했고 중국과 로마 등에서도 상처에 꿀을 발랐다는 기록이 있다. 항생제가
개발되기 전인 2차대전 전에도 꿀에 적신 붕대가 상처치료에 사용됐다.
줄 박사팀은 화상이나 찰과상 등의 치료 과정을 기록한 19개의 임상시험 자료를
분석했다. 19개의 임상시험 자료에는 2554명의 치료 과정이 기록돼있었다.
분석 결과 화상으로 인해 혈관이나 신경이 손상된 상처 부위에 꿀을 바르면 일반적으로
화상 치료에서 감염을 막는데 사용하는 필름드레싱이나 거즈와 비교했을 때
평균 4일정도 회복이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꿀이 화상 치료에 효과가 있는 이유는 명백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꿀이
감염을 예방하고 죽은 조직을 다시 움직이게 하는 것을 돕거나 새롭게 자랄 수 있는
알맞은 환경을 조성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꿀은 화상에는 효과가 있었으나 다리의 피부 조직이 헐거나 손상되는 하지궤양,
피부가 찢어지거나 벗져진 찰과상 등의 상처에는 효과가 없었다.
줄 박사는 “고대 이집트 문서에는 상처에 꿀을 사용하는 것을 언급했고 이전의
어떤 연구에서는 달콤한 용액이 상처가 아무는 것을 돕는다고 나와있다”며 “이번
연구는 꿀이 거즈나 필름 드레싱 등 일반적인 화상치료 이상으로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