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관광 온 외국환자가 의료사고 당하면…
전국적으로 붐 일지만 일부 병원 발 빼, "정부·의료기관 대비책 필요"
글로벌적인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는 의료사고에 대한 행정적 뒷받침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수도권 대형병원에 이어 제주특별자치도, 대구시 등 전국적인 의료관광 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조만간 병원의 참여 여부가 확정되는 2단계 의료관광에 들어갈
것이란 분석이다.
장경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해외사업센터장은 5일 "지난해부터 의료관광이
큰 붐을 이뤘지만, 지금은 다소 누그러진 상태"라며 "다소 무리하게 참여했던
병원들 가운데 시스템적으로 한계에 부딪힌 곳은 현재 발을 빼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장 센터장은 "올해 공식적인 의료관광 첫 해로서 큰 성과를 이룬 것은 아니지만,
한국의 이미지를 널리 알린 것은 성과"라며 "앞으로 의료관광의 핵심적인
의료사고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데 관심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진흥원은 올해 상반기부터 해외환자 증가에 따른 의료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관련
변호사들과 매주 토요일 회의를 갖기도 했다.
외국 사례와 마찬가지로 5만명 이상의 해외환자를 유치하면 1건 이상의 의료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에 정부와 의료기관의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상황에 따라 외교적인
문제로 번질 수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장경원 센터장은 "의료사고 발생은 자칫 해당 의료기관의 해외환자 유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각 의료기관이 세심한 준비를 시작해야 할 단계"라며 "진흥원
내부적으로도 이 같은 상황을 충분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관련 보험에 가입하는 등의 준비를 민간 의료기관들이 시작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실제로 이 같은 사례는 외국 현지에서 속속 감지됐다. 경희의료원과 한양재활의학과
등이 해외환자 유치를 위해 방문한 러시아에서도 의료사고가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미 한국의 의료기술이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의료사고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시키는
것이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더욱이 해외환자들이 의료사고가 발생할 때 법률적인 도움을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 홍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우봉식 한양재활의학과 원장(닥스투어)은 "러시아 현지에서 한국의 의료기술에
대한 신뢰가 매우 컸다. 그러나 의료사고를 어떤 식으로 대비하느냐는 질문이 많이
쏟아졌다"며 "결국 의료관광 활성화는 체계적인 의료사고 대비책을 갖췄느냐가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장경원 센터장은 "의료사고 발생 이후에도 병원과 해외환자 간 합의가 안
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현재 외국의 사례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며
"앞으로 모든 병원들이 참고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의료사고에 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기사등록 : 2008-10-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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