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 비타민C제제 먹지 마세요”
고용량 제제, 암세포 파괴 막아
비타민C가 암을 예방할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암이 생겨 항암제 치료를 받고 있다면
치료효과를 떨어뜨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비타민C가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한다는
이전 연구와 배치되는 동물실험 결과다.
미국 뉴욕 메모리얼 슬론케터링 암센터의 마크 히니 교수팀은 암에 걸린 쥐에게
고용량의 비타민 C를 주입했더니 치료효과가 30~70% 낮아졌다.
주입한 양은 사람으로 치면 2000mg에 해당하며 오렌지주스 12.75kg에 포함된 양과
같다. 고용량비타민C는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히니 교수는 “항암제가 암세포의 미토콘드리아를 손상시켜 암세포를 죽게 만드는데
비타민C가 항암제로부터 미토콘드리아를 보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의 에너지를 만드는 데 주요 역할을 해 ‘세포의 발전소’라고 불린다.
비타민C가 암환자에게 도움이 되는지, 해가 되는지는 10여 년을 이어온 논쟁 거리다.
일부 연구자들은 비타민C의 항산화 작용이 암환자의 전반적인 건강을 증진시키고
세포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비타민C가 암환자 건강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하는 연구자들은 항암제의 작동
원리에 주목한다. 항암제는 활성산소를 만들어 암세포를 공격하게 된다. 항암제가
암세포를 공격하기 위해 만들어 낸 활성산소를 비타민C가 모두 흡수하는 것이다.
히니 교수는 “만약 비타민C를 섭취하고자 한다면 균형 잡힌 식사로 보충하는
것이 가장 좋고, 보조식품으로 복용할 때에는 비타민C제제보다는 복합 비타민 정도면
권장량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하루 비타민C 권장량으로 성인 여성은 75mg, 남성은 90mg을
정해놓고 있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성인에게 하루 비타민C를 100mg 정도
섭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 연구는 미국암연구학회가 발행하는 '암연구지(journal Cancer Research)' 10월
호에 게재됐고,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 미국 건강의료 포털 웹엠디
등이 2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