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디스크 수술의 문제점
디스크
내부에 고장이 난 상태인 ‘디스크 내장증’에서 비수술적인 치료로 요통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통증의 원인이 되는 고장 난 디스크를 수술로 제거하고
나사못 등을 사용하여 디스크 상하 두 개의 뼈를 한 개의 통뼈로 만들어주는 유합술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유합술로 디스크 관절이 움직이지 못하게 되면 인접한 멀쩡한 디스크에
스트레스가 가해짐으로써 협착증의 발생빈도가 높아진다.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하여
등장한 것이 인조디스크 수술이다. 이 수술은 배를 째고 척추의 앞쪽으로 접근하여
고장 난 디스크를 제거하고 금속과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인조디스크를 집어 넣는
수술로, 디스크를 유합하는 대신 관절을 움직이게 해 주는 새로운 방법이다.
2000년대 초반 유럽에서 조금씩 사용되기 시작한 인조디스크 수술은 몇 년 지나지
않아 미국에 성공적으로 상륙하였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시행되었다. 미국의 세계
굴지의 대형 의료기기 업체는 ‘가까운 미래에 유합술의 50~60%가 인조디스크 수술로
대체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 아래 인조디스크를 개발한 프랑스의 한 벤처기업을
천문학적 금액으로 인수한 바 있다.
하지만 새로운 치료법이 많은 환자에서 시행될 경우 예상치 못했던 문제점들이
발견되곤 하는데 인조디스크 수술도 예외가 아니었다. 삽입한 인조디스크가 수술
후 몇 달이 지나 제 위치에 있지 않고 앞으로 빠져 나오는 사례들이 발표된 것이다.
문제는 인조디스크는 재수술이나 제거가 불가능하다는데 있다. 척추뼈 앞쪽의
큰 혈관들이 엉겨 붙기 때문이다. 막연하게 생각했던 인조디스크 수술의 무서움이
새삼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이 사례들이 발표된 후 인조디스크 수술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아무리 좋은 약도 잘 쓰면 약이지만 남용하면 독이 될 수 있다. 인조디스크 수술도
환자를 잘 선택하여 신중하게 사용하면 좋은 수술방법이지만 자칫 남용하면 무서운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