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뼈 나사못 수술
척추관
협착증이 심한 환자에서는 좁아진 척추관을 넓혀주는 수술을 하게 된다. 주변의 뼈나
관절을 제거해 공간을 넓혀줌으로써 오랜 기간 압박된 신경을 풀어주는 것이다. 이를
‘신경 감압술’이라고 한다.
감압술을 하고 나면 그 마디가 불안정하게 되는데 그냥 놔두면 장기적으로 여러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척추 유합술’로 안정화시켜 주게 된다. 따라서 척추관
협착증 수술은 ‘신경 감압술+척추 유합술’로 요약할 수 있다.
요즘 동서양 음식이 합쳐진 퓨전 음식(fusion food)이 유행이다. 퓨전(fusion)이란
‘서로 합쳐진다’는 뜻이다. 척추 유합술 역시 ‘fusion’이라고 부른다. 인접해
있는 척추뼈들을 나사못 기계를 이용해 고정한 후 뼈 이식을 통해 한 개의 통뼈로
합쳐주기 때문이다.
유합술은 퇴행성 척추질환, 척추 골절, 척추 기형, 목 디스크 등 대부분의 척추질환에서
표준 수술방법이다. 유합술에서 사용되는 나사못 기계는 척추뼈의 ‘척추경’이라고
부르는 부위에 삽입하기 때문에 ‘척추경 나사못(pedicle screw)’이라고 부른다.
많은 환자들이 몸 속에 나사못이 박히는 것에 대해서 겁을 내고 거부감을
보인다. 하지만 사실은 대단히 고마운 기계이다. 척추경 나사못이 없었던 1980년대
중반 이전에는 수술 후 이식한 뼈가 굳을 때까지 3개월 이상 온 몸에 기브스를 하고
꼼짝 없이 누워 있고 대, 소변을 받아내야만 했다. 반면 나사못 기계가 사용되고
나서는 수술 후 4, 5일이면 혼자서 걷고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움직이면서도 뼈가
굳을 수 있게 척추뼈들을 견고하게 고정해 주는 척추경 나사못의 개발은 MRI 검사와
함께 척추 수술 분야의 획기적인 발전을 가능하게 한 일대 전환점이었다.
척추외과 의사가 되는 과정은 나사못을 척추경에 안전하게 삽입하는 것을 배우면서
시작한다. 하지만 척추외과를 전공한 지 20년이 지난 지금도 나사못을 삽입하는 데
종종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뒤틀리고 휘어진 척추기형 환자에게 나사못을 박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